모스크바에 CCTV 30만대…범죄 줄었지만 '감시공화국'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가 생체인식 시스템과 연결된 CCTV 등 첨단기술 도입으로 범죄가 급감하고 생활이 편리해졌지만, 그 이면에는 감시국가의 확장에 따른 자유와 인권의 심각한 제약이라는 대가가 따르고 있다고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모스크바시가 구축한 이 같은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한 치안 활동은 강도, 소매치기, 살인 등 강력범죄가 들끓던 25년 전의 모스크바를 안전한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생활의 편리함도 크게 향상됐다. 시민들은 지하철 요금 결제는 물론 아파트 매매 계약 체결까지 얼굴 인식만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거리에서는 배달 로봇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올해 안에 자율주행 택시도 상업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유럽의 다른 대도시들도 대규모 CCTV 네트워크를 갖춘 곳이 많지만 모스크바의 시스템은 훨씬 더 중앙집중화돼 있고, 규제를 덜 받으면서 광범위한 생체인식으로 인물을 식별하고 있다.
생체 데이터베이스와 연계된 촘촘한 CCTV 망은 모스크바를 세계에서 시민들을 가장 밀착 감시하는 도시 중 한 곳으로 만들었다. 시내를 걷다 보면 카메라의 시선을 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러시아에서 생체 정보 제공은 형식상 자율이지만, 대대적으로 참여가 권장되며 데이터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어렵다.
지난 4월 한 러시아 록 뮤지션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철도역에서 지명수배 중인 우크라이나 인사와 닮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그의 얼굴을 확인하고 가발이 아닌지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본 후에야 그를 풀어줬다.
2022년 러시아인 수천 명이 징집을 피해 달아난 뒤 당국은 종전의 종이 문서와 효력이 동일한 인공지능(AI) 기반 전자 징집 통지서를 도입했다.
지난 3월 사진작가 블라트(28) 씨는 정부 포털 앱을 통해 의무 신체검사 출석 통지서를 받고서 이에 응하기 전까지 자신이 출국금지 상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출석을 거부한 채 CCTV 카메라가 두려워 더는 지하철을 타지 않는다면서 "모든 데이터가 넘어가기 때문에 완벽한 통제가 이뤄지고, 모든 발걸음이 추적될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09/15 09:24 송고 2026년09월15일 09시24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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