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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석 발밑에서 뭔가 꿈틀” JAL비행기 ‘결항’ 시킨 정체불명 동물…항공기 위협하는 불청객들

Kyunghyang Shinmun ·
“조종석 발밑에서 뭔가 꿈틀” JAL비행기 ‘결항’ 시킨 정체불명 동물…항공기 위협하는 불청객들

지난 19일 일본 후쿠오카공항. 가고시마행 일본항공(JAL) 여객기가 출발을 준비하던 중 조종석 발밑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조종사가 발견한 것은 ‘작은 동물로 추정되는 무언가’였다. 그런데 이 동물은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항공사 직원들이 기내를 수색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고, 결국 비행기는 이륙하지 못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일본항공 계열사인 일본에어커뮤터(JAC)가 운항하는 JAL3653편에서 발생했다. 이날 오후 12시50분 후쿠오카에서 출발해 가고시마로 향할 예정이었다. 앞서 시마네현 이즈모공항에서 출발해 후쿠오카에 도착한 기체가 다음 운항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JAC는 오후 12시45분쯤 조종사가 조종석 발밑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발견했지만 곧 사라졌다고 밝혔다. 오후 2시 결항이 결정됐고, 당일 오후 8시까지도 동물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승객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고 안전 운항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항공사는 정확한 동물의 종류도 파악하지 못했다. 개나 고양이보다 작은 야생동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비행기를 멈춰 세운 동물은 무엇이었을까. 쥐였을까, 뱀이었을까.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작은 동물 한 마리 때문에 항공편이 취소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1년 스위스에서도 쥐 한 마리가 여객기를 하루 가까이 붙잡아 둔 일이 있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당시 취리히에서 멕시코 칸쿤으로 향할 예정이던 보잉 767 여객기가 쥐 때문에 출발이 약 24시간 지연됐다고 보도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출발한 항공편에 탑승했던 부기장이 착륙 한 시간 전쯤 쥐를 발견했지만, 쥐는 항공기 안에서 자취를 감췄다.

청소 직원 여섯 명이 쥐를 잡으려 했고 스위스산 치즈를 미끼로 놓은 쥐덫까지 동원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방역 전문가들이 투입됐고, 다음 날 오전 10시가 조금 지난 뒤 조종석에서 죽은 쥐가 발견됐다. 승객 200명은 공항 호텔에서 예정에 없던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당시 항공사 측은 쥐가 전선이나 조종 계통을 갉아먹을 경우 예측하기 어려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승객이 놀랄 수 있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기체 내부에 숨어 있는 설치류가 항공기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쥐 대신 뱀이 항공기의 불청객이 됐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올해 여름 멕시코 칸쿤에서 런던 개트윅공항으로 향한 TUI항공 여객기에서 뱀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5일 약 9시간에 걸친 비행이 끝난 뒤 청소 직원이 뱀을 발견했지만, 포획하기도 전에 뱀은 다시 사라졌다. 당시 기체는 보잉 787-9 드림라이너였으며, 승객 345명 가운데 비행 중 뱀을 봤다고 신고한 사람은 없었다.

항공사는 뱀을 찾기 위해 기체 운항을 일시 중단하고 덫을 설치했지만 끝내 잡지 못했다. 독이 없는 뱀이라는 설명이 나왔지만,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은 계속됐다.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뱀이 이미 기체 밖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뒤에야 운항을 재개했다.

반대로 불청객을 신속하게 제거해 큰 지연 없이 운항한 사례도 있다. 호주 ABC방송에 따르면 2024년 11월 서호주 브룸에서 퍼스로 향할 예정이던 버진오스트레일리아 여객기에서는 출발 직전 뱀이 발견됐다. 승객 한 명이자 TV 프로그램 출연자인 앙드레 레레쿠라가 독이 없는 스팀슨비단뱀을 직접 잡아 기체 밖으로 옮겼다. 항공편은 약 20분 지연된 뒤 예정대로 운항했다.

이처럼 비행기에 나타난 동물은 쥐부터 뱀까지 다양하다. 다만 모든 사례가 같은 위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독이 없는 뱀을 포획해 운항을 재개한 경우도 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이 기체 내부에서 사라져 수색이 길어진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항공사들은 왜 작은 동물 한 마리에도 이렇게 민감하게 대응할까. 핵심은 동물이 무섭거나 불쾌하다는 데 있지 않다. 어디에 숨어 있는지, 무엇을 건드렸는지, 비행 중 다시 나타날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특히 쥐처럼 전선을 갉을 수 있는 동물이라면 항공기 내부에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시하기 어려운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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