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박연준의 토요일은 시가 좋아]〈62〉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나는 아직도 작은 짐승이로다.인생은 항시 멀리구름 뒤로 숨고꿈결에도 아련한피와 고기 때문에나는 아직도괴로운 짐승이로다.(중략)어두운 무덤을 헤매는 망령인 듯가련한 거위와 같이언젠가 한번은들고 몰려오는 물결에 휩싸일나는 눈물을 배우는 짐승이로다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조지훈(1920∼1968)부산의 책방에서 열린 낭독회에서 한 독자에게 질문을 받았다. 바다를 보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받고 나니 그 질문 자체가 망망대해. 그때 이 시가 떠올랐다. 바다 앞에 서면 내가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이 들어 겸손해진다고 답했지만, 꾀죄죄한 대답 대신 조지훈의 이 시를 읽어드렸다면 좋았을 것 같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나는 아직도 작은 짐승이로다”, 얼마나 근사한 대답인가. 아직 눈도 못 뜨고 귀도 열리지 않은 어린 짐승처럼 순하게 캄캄해진 기분이 든다고 답했더라면 좋았을 테다. 낭독회의 여운을 곱씹으며 광안리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이 요약은 매체의 공개 피드에서 5News가 수집한 것입니다. 전체 맥락을 포함한 전체 기사는 www.donga.com에 있습니다 — 콘텐츠 저작권은 Donga Ilbo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