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대유럽 하이브리드차 수출 제한 거부…EU ‘세이프가드’ 꺼내나
중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유럽 수출 자율 제한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다. 유럽연합이 수입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어, 양쪽의 무역 갈등이 한층 확대될 조짐이다.
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를 보면, 중국은 급증하는 하이브리드차의 대유럽 수출을 자발적으로 제한하라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럽연합은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공세가 자동차 산업을 위협한다고 보고, 시장 점유율을 현재 30%대에서 약 15%로 낮추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거부했고, 유럽연합 당국자들은 전날 회원국들에 이런 협상 상황을 설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유럽연합은 일방적으로 수입 상한을 설정하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도 검토하고 있다. 일정 물량까지 수입을 허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차량에는 높은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수출은 유럽연합이 중국산 전기차에 기존 10% 관세와 별도로 최대 35%의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한 이후 급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지난 1년 동안 중국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수입은 86% 늘었고 가격은 20% 하락했다. 관세 부과에도 전기차 수입은 40%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을 둘러싼 갈등은 이날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유럽연합 2차 고위급 무역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과 자동차 수출 제한과 무역 불균형, 희토류 수출통제 문제 등을 논의한다. 양쪽은 지난 6월 브뤼셀에서 첫 협상을 하고, 무역·투자 균형, 수출통제, 지식재산권,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 4개 분야를 논의하기로 했다.
유럽연합은 대중국 상품 무역적자 규모가 하루 10억유로(약 1조5천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무역 불균형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관계 재조정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독일과 프랑스는 지난 5일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 않은 채 유럽 핵심 산업이 “대규모 산업 충격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불공정 무역 관행을 보이는 국가의 시장 접근을 제한하거나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고 유럽연합에 촉구했다.
셰프초비치는 중국과의 2차 협상을 통해 오는 15~16일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제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럽연합이 안고 있는 대중국 대규모 무역적자 등 문제는 중국의 수출·제조업 기반 경제 성장 모델과 정면으로 부딪쳐 풀기 어려운 과제다. 한 유럽연합 외교관은 파이낸셜타임스에 “쉬운 해답이 있었다면 이미 찾아냈을 것이다. 우리는 중국에 경제 모델 전체를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유럽연합의 무역 규제 강화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7일 “디커플링과 공급망 단절은 남에게 피해를 줄 뿐 자신에게도 이롭지 않다”며 “유럽연합이 보호주의 수단을 남용하도록 부추기거나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 안보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중국과 유럽연합의 산업망·공급망은 깊이 융합하고, 서로 의존하고 있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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