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운명[이은화의 미술시간]〈445〉
한 폭의 그림에 세상 모든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까. 화려한 색채만큼이나 등장인물도 많고 복잡하다. 누군가는 사랑하고, 누군가는 싸우며, 누군가는 죽음을 향해 간다. 오른쪽의 연인들은 서로에게 푹 빠져 뒤로 장례 행렬이 지나가는 것도 알아채지 못한다. 평화와 갈등, 사랑과 죽음, 젊음과 늙음이 한 화면에 공존한다. 추상미술의 선구자 바실리 칸딘스키가 1907년 그린 ‘다채로운 삶’(사진)이다. 완전 추상에 도달하기 전, 그는 러시아 민담과 전통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인생의 희로애락을 화려한 색채로 풀어냈다. 관객이 그림 속을 산책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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