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9개월만에 멈춘 전장연 지하철 시위···‘권리 중심 일자리’ 놓고 시의회·서울시 갈등 예상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앞줄 오른쪽 두 번째)가 24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윤중 선임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4년 9개월간 이어온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 복원을 위한 조례안 통과를 약속하면서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권리 중심 장애인 일자리 사업에 반대해 온 만큼 서울시와 시의회 간 갈등이 예상된다.
전장연은 24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회 민주당의 책임 있는 결단을 환영하며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전면 중단하고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연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상버스 100% 도입과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 제정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매주 수요일 서울 혜화동로터리에서 진행하는 버스 탑승 시위는 계속한다.
2021년 12월 3일 시작한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이날 오전까지 73차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정부와 서울시에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 복원,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을 요구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지난 10일 당론으로 발의한 장애인 이동권·노동권 보장을 위한 2개 조례안의 본회의 통과를 약속했다. 상임위 심사를 거쳐 다음 달 11일 본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다수당인 민주당은 서울시의회 118석 중 3분의2 이상인 80석을 차지하고 있다.
당론 1호 조례안인 ‘서울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개정안은 조례명을 ‘이동 편의 증진’에서 ‘이동권 보장’으로 바꿔 권리적 성격을 명확히 하도록 했다. 서울시 전체 버스를 저상버스로 운행하도록 명시하고 장애인콜택시 운전원을 확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난해 말 기준 저상버스 도입률은 79.4%다.
2호 조례안인 ‘서울시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직업 재활 지원 조례’ 개정안에는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 일자리 정의와 지원 근거를 담았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재임기간인 2020년 전국 최초로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 사업을 시행했지만, 2024년 전면 폐지됐다. 이 과정에서 중증장애인 4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후 시는 사무보조·매장관리·키오스크 안내 직무 등 ‘장애 유형 맞춤형 특화 일자리 사업’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전장연은 특화 일자리가 권리 중심 일자리의 우선 고용 대상인 최중증·탈시설 장애인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해 왔다.
조례안이 통과되더라도 권리 중심 일자리가 되살아나려면 서울시가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사업안을 만들고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서울시 권한이기 때문이다. 시는 권리 중심 일자리 복원에 부정적이다.
시 관계자는 “홍보나 인식 개선, 권리 활동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일자리 개념과 맞지 않는다”며 “직무 중심으로 된 일자리로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도 권리 중심 일자리를 ‘기형적 일자리’라며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이상훈 시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내년 예산을 심의할 위원회에서도 개정된 조례에 근거해 관련 예산이 원만히 편성되도록 국민의힘 시의원과 협력하고 오 시장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회 민주당은 장애인 탈시설 지원 조례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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