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55%가 미국 비호감…‘효순·미선이 사건’ 때보다 더 높아
미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진 한국인의 비율이 ‘효순이·미선이 사건’이 발생한 2003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과반을 넘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미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는 24일(현지시각) ‘한국의 대미관계 인식’에 관한 조사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인 55%가 미국에 대해 ‘비호감’(unfavorable) 의견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비호감’ 의견이 39%였던 것에 견줘 16%포인트 높아졌다. ‘비호감’ 응답률이 응답자의 반수 이상을 넘어선 것은 2003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매우 비호감’에 응답한 비율은 지난해 9%에서 올해 18%로 9%포인트 늘었다. 미국에 대해 ‘호감’(favorable)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5%로, 지난해보다 16%포인트 감소했다.
이 조사는 퓨리서치센터가 진행 중인 ‘2026 세계 태도 조사’(2026 Global Attitudes Survey)의 일부분으로, 한국 조사는 지난 3월3일부터 4월4일까지 한국 성인 남녀 104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기관은 20년 넘게 꾸준히 한국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왔다. 2003년 미군 훈련 과정에서 여중생 2명이 장갑차에 치여 숨진 ‘신효순·심미선양 사망 사건’ 당시, 미국에 대한 비호감 의견이 50%, 호감 의견이 46%로 집계됐던 이후 줄곧 호감 의견이 압도적으로 더 높아왔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행정부 2기 동안 한국인들이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중점으로 질문했는데, 전반적으로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많이’ 또는 ‘상당히’ 기여한다고 답한 한국인은 47%로, 2023년의 74%에서 27%포인트 낮아졌다.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답한 응답자는 57%로, 2022년 83%에 견줘 26%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응답자 85%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중 ‘강하게' 반대’한다는 응답은 63%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응답자들은 미국을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응답자의 84%가 미국을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꼽았다. 지난해 89%에 비해 소폭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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