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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10년 떠돈 오디세우스, 왜 생선은 안 먹었을까

Kyunghyang Shinmun ·
바다를 10년 떠돈 오디세우스, 왜 생선은 안 먹었을까

펠레그리노 티발디의 프레스코화 ‘헬리오스의 소들을 강탈하는 오디세우스의 부하들’.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은 경고를 어기고 태양신 헬리오스의 소를 잡아 먹었다가 죽음을 맞는다. 위키피디아

바다를 10년 동안 떠돈 오디세우스와 일행의 식탁엔 생선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소와 양, 돼지를 잡아 굽고 빵과 포도주를 먹으며 치즈도 등장하지만 바다를 무대로 한 이야기치고 생선은 드물다. 영화 <오디세이>를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품을 법한 의문이다. 그런데 이 생각을 한 건 현대인만은 아니었다.

플라톤은 <국가>에서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이 이야기를 꺼낸다. ‘원정 중 영웅들의 식탁에는 생선이 없었지. 헬레스폰토스 해협 바닷가에 진을 치고 있을 때조차 그러했네. 또한 그들은 삶은 고기 대신 구운 고기만 먹었네. 그릇을 가지고 다니기보다 불만 사용해 음식을 해 먹는 편이 훨씬 용이했기 때문이지.’ 전쟁에 나가는 전사들의 단순한 식생활을 설명하는 부분인데, 정작 생선을 먹지 않은 이유에 대한 설명은 따로 없다.

그렇다고 <오디세이아>에 생선 이야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고대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아> 4권에서 트로이전쟁을 마치고 돌아가던 메넬라오스 일행은 파로스섬에 발이 묶인다. 식량이 떨어지자 굽은 낚싯바늘로 물고기를 잡는다. 12권에서도 오디세우스 일행은 저장해 둔 식량이 떨어지자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그러다 결국 태양신의 소에게까지 손대고 만다. 두 장면 모두에서 이들이 물고기를 잡게 된 이유는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서였음이 드러난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생선은 그 정도로 못 먹을 음식이었던 걸까.

이를 둘러싼 해석은 다소 엇갈린다. 헬레니즘 시대의 대표적 호메로스 연구자 아리스타르코스는 호메로스가 생선과 해산물을 거의 등장시키지 않은 것은 그것이 영웅에게 어울리지 않을 만큼 하찮거나 격에 맞지 않는 음식이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기원전 4세기 미식가이자 시인(gourmet narrator) 아르케스트라토스의 작품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리스 각지의 좋은 생선과 산지, 조리법을 상세히 소개할 만큼 생선은 당시 훌륭한 미식의 대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전학자 리처드 헌터와 데메트라 쿠쿠지카는 고대 음식문화를 다룬 <고대 세계의 음식 안내서(A Companion to Food in the Ancient World)>에서 아리스타르코스와 아르케스트라토스의 대비되는 사례를 함께 소개했다. 헌터와 쿠쿠지카는 <오디세이아>에 등장한 생선을 두고 ‘마지막 수단으로 먹는 음식’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호메로스의 식탁을 당시 그리스인의 실제 식생활을 그대로 기록한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호메로스가 고기, 특히 희생제의와 결합된 육식을 앞세운 것은 현실과는 거리를 둔 ‘영웅적 세계’를 만들어내는 문학적 선택이었다고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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