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피난길 축구 꿈나무, 90세에 전국 최고령 ‘당구왕’ 됐다
서울 송파구의 한 노인종합복지관 당구실. 큐대를 손에 쥔 이영석(90)씨의 눈빛이 공의 미세한 각도를 살피며 순간 매섭게 빛났다. 올해 정확히 아흔이지만, 웃을 때마다 가지런히 드러나는 치아와 선명한 목소리에서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단단한 기운이 물씬 묻어났다. 이씨는 지난해와 올해 4월, 두 해 연속 ‘(2025·2026)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당구 종목 어르신부(75세 이상 애니콜 부문)에 서울특별시 대표로 출전해 대회 최고령선수상을 거머쥔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난해는 전남 강진, 올해는 공룡 발자국 유적지로 유명한 경남 고성이었다. 그는 “당구는 1mm만 틀어져도 공이 안 들어가는 예민한 운동이라 엄청난 몰입과 집중력이 필요하다”면서 “치매 예방에도 최고여서 의사들도 권하는 신사 스포츠”라고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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