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57개” 안규백 “80~120개”…북 핵무기 추정치, 왜 다른가 봤더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57개’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 핵무기 수량은 국제 연구기관들의 추정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그(김정은)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의 핵무기 숫자는 국제 연구소들의 추정치와 유사하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6월 발간한 ‘시프리 2026년 연감’에서 지난 1월 기준 북한이 약 90개의 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보유했고, 이를 가지고 약 60개의 핵탄두를 조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도 추산보다 핵탄두가 10개 늘어난 수치였다.
미국 핵과학자회(BAS)는 2024년 북한이 최대 90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고, 이를 가지고 약 50개의 핵무기를 조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북한이 매년 추가로 6개가량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확보할 수 있어, 이를 모두 무기화한다면 2030년까지 약 130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핵무기나 핵물질 보유량, 생산 능력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연구소들은 과거의 정보를 토대로 현재 보유량을 짐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연구기관들은 국제기관보다 북한 핵무기 보유량을 2~3배 많을 것으로 추산한다. 우리 정부는 이를 판단의 토대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가 (북한 핵무기를) 보통 80~120개 정도로 보는데 정확한 수치를 말하는 것은 상당히 제한이 있다”며 “(80~120개는) 국내 민간 연구기관이 평가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국방연구원 이상규 핵안보연구실장은 ‘2025 북한군사포럼’에서 북한이 현재 127~150개의 핵탄두를 보유했을 것이란 추정치를 제시했다. 이 실장은 국제 연구소 수치와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북한이 최근 영변과 강선에 신규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한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연구소가 2023년 내놓은 공동보고서는 2030년까지 북한이 핵무기 300개를 생산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장 겸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한겨레에 “트럼프 대통령과 안규백 장관이 이야기한 것은 대체로 국내외 연구소들의 추정치 범위에 있다”며 “국내 연구기관은 좀 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수치를 크게 보는데, 독자적으로 정보 수집을 하지 않고 국외 기관 추정을 근거로 하는 것이라 크게 신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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