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mm 물폭탄' 거제 도심 마비…1명 사망
광복절 연휴 동안 경남 거제에 8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주요 도로가 통제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가뭄 해갈을 기대했던 비가 단시간에 몰리면서 거제 도심이 순간 마비됐다. 새벽 덮친 토사…20대 남성 1명 사망·고립 신고 폭주17일 엑스(X·옛 트위터)에는 거제 도로 전체가 거센 황톳빛 흙탕물 바다로 변해 주차된 승용차가 바퀴까지 잠긴 채 갇혀 있는 등 긴급했던 당시 상황을 담은 제보 영상과 사진이 잇따랐다. 도심 도로 아래로 거센 흙탕물이 몰아쳐 차선조차 구분할 수 없는 상태였고, 속수무책으로 차가 떠내려온 모습도 포착됐다. 경남도와 소방, 경찰에 따르면 이날 새벽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 인근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아파트 1층을 덮쳤다. 이 사고로 1층 주민 3명이 매몰됐다가 구조됐지만,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20대 남성 1명이 끝내 숨졌다. 나머지 주민 2명은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비슷한 시각대 통영시 산양읍 곤리도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1채를 가로막으면서 주민 1명이 경상을 입고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 거제 고현동, 수월동, 일운면, 둔덕면 일대에서는 도로 침수와 하천 범람으로 주민과 차량이 고립돼 구조를 요청하는 112·119 신고가 폭주했다. 경찰에 접수된 호우 관련 신고만 600건을 넘어섰으며, 도로 폐쇄와 장애물로 인해 신속한 구조 작업에 큰 차질을 빚었다. 소방에도 70건이 넘는 구조 신고가 접수됐다. 행정안전부는 이에 따라 이날 오전 6시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고, 소방청도 중앙119구조본부 영남·호남119특수구조대와 울산119화학구조센터 등 특수 구조대를 급파했다. 사흘간 거제 800㎜ '물폭탄'…도심 마비·주민 대피 기상청에 따르면 광복절인 15일부터 17일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거제 813㎜, 통영 685.5㎜, 고성(하이) 400.3㎜, 삼천포(사천) 360㎜, 남해 280.3mm 등을 기록했다. 특히 거제 지역은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 시간당 100㎜ 안팎의 극한 호우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거제 고현천과 수월천 등이 범람하거나 넘칠 위기에 처하면서 상동교차로, 장평고개, 명진터널 등 주요 도로 20여 곳의 통행이 전면 제한됐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거제 82명, 사천 41명, 통영 9명 등 총 132명의 주민이 폭우를 피해 긴급 대피했고, 일부는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가 잦아지면서 창원·통영·사천·고성·남해 등 남해안 5개 시군에만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박완수 지사 '도민 보호' 특별지시… 조선소 출근 중단·학교 피해 속출거제 지역 핵심 산업 현장과 교육 시설도 호우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17일 오전 한화오션은 전사방재종합상황실을 통해 "집중호우로 인한 거제 관내 도로 통제 중으로 출근이 불가하다"며 직원들에게 출근 금지를 공지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휴일 특근 예정 노동자들에게 출근하지 말고 대기하라고 안내했으며, 일부 도크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피해도 이어졌다. 거제 지역 외간초, 거제용소초, 장평초, 수월초, 거제애광학교, 송정초 등과 통영 지역 통영중, 충렬초, 통영고, 두룡유치원 등에서 건물과 운동장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경남교육청은 이날 권순기 교육감 주재로 집중호우 대응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피해 학교 응급 복구와 예비비 지원 등 신속한 학사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이날 오전 거제시 옥포동 아파트 산사태 피해 현장을 찾아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대책을 점검했다. 박 지사는 이어 이재민들이 머무는 옥포성지중학교 주민대피소를 찾아 이재민들을 격려한 뒤, 도청 관련 부서와 전 시군에 특별지시를 내렸다. 박 지사는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해 즉시 조치하고 도민의 생명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여 총력 대응하라"며 "시군 부단체장이 호우 대응 전 과정을 직접 지휘하고 위험 지역 사전 조치와 주민 대피 결과까지 직접 책임져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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