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보험판매전문회사 입법 시동...보험사는 '난색'
보험대리점(GA)업계 숙원인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을 위한 입법 절차가 본격화됐다.
GA들이 판매시장 영향력과 판매 책임 확대를 위해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면, 이해관계자인 보험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어 입법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24일 보험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대형GA를 보험판매전문회사로 별도 규율하는 내용이 포함된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회부됐다.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는 일정 요건을 갖춘 GA에게 금융사 수준 지위를 부여하는 대신 판매책임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은 보험판매전문회사가 기존에 보험을 대신해서 판매하는 역할을 넘어 △보험계약 유지관리 △보험사고 접수대행 △소액보험금 지급대행 △사업비 협상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신 자본금 유지와 배상책임보험 가입, 상품판매교육책임자·소비자보호책임자·준법감시책임자 선임 등 판매 책임도 강화된다.
GA업계는 제도 도입 시 판매채널에서 권한 확대와 함께 소비자보호 책임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험판매전문회사가 계약 유지·관리까지 책임질 경우 고아계약 양산 등 피해를 줄이고, 보험상품 비교·판매 기능도 강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보험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GA가 핵심 판매채널로 성장한 상황에 사업비 협상 권한까지 부여하게 되면 대형GA 교섭력이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보험사 전속조직이나 자회사형 GA 영향력이 약화되고, 중소형 보험사는 대형GA와 협상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등 채널 잠식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서도 이같은 문제로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 도입이 무산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08년 보험판매전문회사 신설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우려점들이 지적되며 최종 입법이 무산됐다.
2009년 국회 정무위원회는 검토보고서를 통해 보험료 협상으로 사업비가 낮아질 경우 소비자 보험료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보험사가 비용을 절감하지 못하면 다른 채널 가입자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개정안에 포함됐던 보험요율 협상권은 올해 발의안에서 사업비 협상권으로 대체됐다. 아울러 복잡한 보험상품이 객관적인 비교가 쉽지 않은 점을 이용해 설계사나 GA가 소비자 편익보다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권유할 가능성도 꼬집었다. 보험판매전문회사가 협상권을 보유하더라도 결국엔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보험사 상품을 위주로 판매를 진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8년 만에 다시 국회 문턱에 오른 보험판매전문회사 역시 GA 권한 확대와 소비자보호, 보험사와 이해관계 조정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사업비 협상 범위와 판매채널 간 형평성을 두고 이견이 큰 만큼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대다수가 해당 제도 도입에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라며 “이번 발의안이 그대로 통과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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