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연금 월 1260만원 ‘호화 생활’···폐지 나선 코스타리카
라우라 페르난데스 코스타리카 대통령(39)은 전날 대국민 담화에서 ‘전직 대통령 호화 연금 무관용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발표했다고 1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인포바 등이 보도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올해 7월 기준 전직 대통령 7명에게 지급된 연금 누적액이 54억6900만콜론(약 170억원)을 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수천명의 서민 가정이 월 10만콜론(약 31만원) 미만의 생계형 연금을 기다리는 동안, 국민이 땀 흘려 낸 세금이 기여금조차 내지 않은 전직 대통령들의 호화 생활을 떠받치는 데 쓰였다”며 그간의 관행을 비판했다.
법안은 소득 수준에 따른 예외나 유예기간 없이 모든 전직 대통령의 연금을 박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직전 대통령인 로드리고 차베스는 물론 현직인 페르난데스 대통령 본인이 퇴임 후 받게 될 연금 수혜 권한까지 포기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나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모든 국민은 자신이 실제로 낸 만큼만 연금을 받는 것이 공정함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코스타리카에서 전직 대통령은 퇴임 후 매월 약 400만콜론(126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연금으로 받는다. 일부 전직 대통령은 누적 기준 수십억원을 받아 간 것으로 조사됐다. 1990~1994년 재임한 라파엘 앙헬 칼데론 전 대통령은 누적 기준 9억7200만콜론(30억6000만원)을 받아 가장 많은 연금을 받았으며 호세 마리아 피게레스 전 대통령(9억3600만콜론·29억5000만원), 미겔 앙헬 로드리게스 전 대통령 (9억600만콜론·28억3000만원) 순이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연금 기여금(연금 보험료)을 단 한 차례도 내지 않았음에도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했거나, 서로 다른 명목으로 최대 3개의 연금을 중복해서 받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오는 19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법안의 세부 시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법안이 의회의 벽을 넘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전직 대통령 연금 감축을 위한 입법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의회 반대로 무산됐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5월 제50대 코스타리카 대통령에 취임했다. 2010년 취임한 라우라 친치야 대통령 이후 두번째 여성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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