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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그래미, 한국 가수가 미국 상 휩쓰는 상황 두렵나”…BTS 편에 선 유럽

Hankyoreh ·
“그래미, 한국 가수가 미국 상 휩쓰는 상황 두렵나”…BTS 편에 선 유럽

그래미 어워즈의 아시아 음악상 신설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보이콧 파장이 유럽에서도 이어진다. 언론들은 그래미가 예술을 두고 인종·지역 차별을 한다며 비티에스의 결정을 대체로 지지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래미가 ‘비 미국’ 출신 가수를 차별해왔다는 공분도 터져나온다.

프랑스 르피가로는 14일(현지시각) “폄훼이자 인종차별. 그래미, ‘아시아 팝’ 상 신설로 제 발등 찍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래미의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상 도입을 맹비난했다.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지난 6월 케이(K)팝, 일본의 제이(J)팝, 중국 시(C)팝 등을 “집중 조명”하는 취지라며 이 상의 신설을 알린 바 있다. 비티에스는 음악이 지역·언어로 구분되는 데 반대한다며 그래미 출품을 거부한 상태다.

이에 프랑스 문화부 소속 사회학자 실비 옥토브르는 르피가로에 “(그래미의 행태는) 모두 유럽인이 만들었으니 프랑스 음악이 독일·스페인 음악과 똑같다고 주장하는 꼴”이라며 “음악적으로든 언어적으로든 말이 안 된다. 폄훼이며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그래미가 ‘아시아용 상’을 따로 만든 “숨겨진 목적은 아시아 소프트 파워에 대한 견제”라고 짚었다. “미국은 중국이 했던 것처럼 케이팝의 모든 것을 금지(한한령)하는 대신, 그래미 같은 상징적인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주최 쪽이 진짜 두려워하는 건 한국 아티스트들이 미국 아티스트들의 상을 전부 휩쓰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비티에스가 시상식에 빠지면 그래미만 손해라는 야유도 이어졌다. 르피가로는 전 미국사회학회 부회장 그레이스 카오를 인터뷰해 “비티에스는 그럴 만한 여력이 있으니 불참을 결정한 것”이라며 “비티에스는 그래미보다 훨씬 많은 (소셜미디어) 팔로워를 갖고 있다. 정국이 기르는 개도 그래미 시상식보다 인기가 많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옥토브르 역시 “그래미는 제 발등을 찍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시상식이 되고 싶어 하면서도,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아시아 음악이란) 미명으로 음악과 무관한 민족·인종 범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미의 ‘라틴 음악 홀대’에 불만이던 스페인 언론도 격한 반응을 내놓는다. 레코딩 아카데미는 아시아 음악상과 함께 ‘최우수 라틴 노래’ 상을 내년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스페인 엘파이스는 최근 기사에서 “출신 지역이나 언어를 기준으로 아티스트를 구분짓는 부차적인 부문이 추가되면, 이미 북미·영국 아티스트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요 부문에서는 이들이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콜롬비아의 유명 가수 제이 발빈이 2021년 “그래미는 우리를 제대로 평가하지도 않으면서 우리를 필요로 한다”고 일침한 것을 상기시키며 “지난 수년간 그래미에 불만을 표시한 아티스트는 한둘이 아니다. 엄청난 상업정 성공과 문화적 영향력을 일군 작품들이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고 썼다.

이외에 영국 가디언은 레코딩 아카데미 쪽이 “새 음악 장르들을 기릴 기회가 필요”해 새로운 부문의 상들을 만들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반박했다. 신문은 “아시아와 라틴 팝 시장은 결코 ‘새로운’ 시장이 아니다. 두 시장 모두 수십년간 성숙해왔고, 미국을 포함해 막대한 수익과 방대한 청중을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티에스의 그래미 보이콧에 대해선 “표현 자체는 부드러웠지만 새 부문을 겨냥한 매우 인상적인 질책”이라고 평가했다. 이탈리아 시사주간지 파노라마는 비티에스의 결정이 “음악은 그 자체로 즐겨야 한다는 보편적 메시지”라고 전했고, 프랑스 리베라시옹은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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