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색경제’ 확산…SNS서 20억회 재생된 ‘탄춘펑’ 열풍
중국에서 남성의 외모와 신체적 매력, 친밀한 상호작용에 돈을 쓰는 이른바 ‘남색경제’(男色经济)가 새로운 소비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성의 소비력 확대와 ‘감정 소비’ 확산이 맞물리며 관련 시장이 넓어지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는 선정성과 과도한 상업화를 경계하고 나섰다.
대표 사례는 남성 무용수로만 구성된 ‘궁거우극장’의 신중식 무용쇼 ‘탄춘펑’(叹春风)이다. 지난해 12월4일 상하이 동방예술센터에서 초연된 이 작품에는 남성 무용수 16명이 등장한다. 중국 전통문화와 현대무용을 결합한 무대에 남성 무용수의 신체미와 관객들과의 상호작용이 더해진 장면들이 중국 동영상 플랫폼에서 확산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16일 기준 중국판 틱톡인 도우인에서 ‘#탄춘펑’ 관련 영상 재생 수는 20억7천만회에 달했다. 올해 약 600여회의 공연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켓 가격은 최고 880위안(약 18만원)이지만, 매표가 시작되고 금세 매진되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탄춘펑의 흥행에 ‘남색경제’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정서적 만족감 등에 기꺼이 돈을 쓰는 ‘감정 소비’의 일환으로 그 영역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남성 직원이 대화를 들어주는 카페와 식당, 남성 직원과 사진을 찍거나 음식을 먹여주는 유료 서비스, 관광지에서 여성 관광객과 상황극을 펼치는 서비스 등이 있다. 중국 남색경제가 판매하는 것은 남성의 외모와 함께 통제할 수 있고, 안전한 친밀감에 가깝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남색경제 부상의 배경에는 여성의 소득과 소비력 확대가 거론된다. 점차 여성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남성의 외모와 서비스를 선택하는 시장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타경제’(她经济·여성경제) 현상으로 불리기도 한다. 중국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샤오멍 리 상하이외국어대학 조교수는 여성 소비자 대상 광고들이 “전통적인 ‘남성의 시선’이 ‘여성의 시선’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성의 경제력 확대로 감상의 대상에서 벗어나 시각적·성적 취향을 표현할 수 있는 주체성을 얻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변화가 곧 성평등 확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남성의 신체를 상품화하는 동시에, 여성의 구매력이나 욕망 역시 대상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는 남색 소비와 타경제의 등장이 혁명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권력 구조 자체가 평등해진 것은 별개라고 봤다.
선정성 논란과 ‘남색경제’의 부상에 중국 관영매체도 반응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한 논평에서 “일부 공연과 관광지에서 남성 출연자의 신체 접촉과 선정적인 장면을 조회수를 끌어오는 비밀번호로 여기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탄춘펑을 직접 가리키지 않았지만 “한 무용단의 수백 회 공연”을 언급하며 “선정성 경계를 넘나드는 장면이 조회수를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불특정 다수에게 확산할 수 있다며, 제작자와 플랫폼의 자율 규제, 문화 당국의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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