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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전원’으로 남겨 둔 석탄발전…‘2040 탈석탄’ 흔들리나

Kyunghyang Shinmun ·
‘안보전원’으로 남겨 둔 석탄발전…‘2040 탈석탄’ 흔들리나

정부가 탈석탄을 공언한 2040년 이후에도 일부 석탄화력발전소를 ‘안보전원’으로 활용하기로 하면서폐지 대상이었던 석탄화력발전소를 남겨둘 수 있도록 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석탄발전을 계속 가동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동해안 석탄발전소 인근에 추진 중인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고려하면 정부의 탈석탄 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취재를 종합하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60기를 폐지하는 대신 수명이 남은 석탄화력발전소 21기 가운데 일부를 남겨 안보전원발전기로 활용하기로 했다. 안보전원은 전력수급이나 계통 안정에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폐지 대상 발전설비를 철거하지 않고 유지·운영하는 제도다.

정부 방침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및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을 보면 기후부 장관은 필요시 석탄발전을 폐지하는 대신 안보전원발전기로 지정하거나, 폐지 예정 발전기의 가동 기간을 일시적으로 늘리는 ‘신뢰도 연장운전’을 명령할 수 있다. 안보전원과 신뢰도 연장운전의 지정과 운영 기준, 기간, 절차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정부 판단에 따라 석탄발전의 폐지 시점을 늦출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수명이 남은 석탄화력발전소 21기 가운데 일부를 안보전원으로 남겨 비상시에만 가동할 계획”이라며 “안보전원은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전원 관련 규정과 별개로 석탄발전 폐지를 지원하는 특별법에 폐지 시점조차 명시되지 않은 점도 논란이 됐다. 탈석탄의 최종 시한을 정하지 않은 채 발전사업자가 폐지계획을 제출해야 폐지 절차가 시작되도록 해 국가의 탈석탄 책임이 불분명해졌다는 지적이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법안 소수의견에서 “석탄발전소 조기 폐지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 연도 설정과 정부의 폐지 권한 규정이 누락됐다”며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와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본연의 입법 목적이 크게 약화됐고, 발전사업자에게 조기 폐쇄가 자발적 선택 사항에 불과하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전력 수요 확대도 탈석탄의 변수로 꼽힌다. 메가프로젝트에 포함된 일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2040년 폐지 대상인 동해안 석탄발전소 인근에 추진되면서 신규 전력수요가 석탄발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GS가 총 2.4GW(기가와트) 규모로 추진하는 동해 AI 데이터센터 인근에는 계열사인 GS동해전력의 1.19GW급 석탄발전소가 있다. SK가 검토 중인 강릉 1GW급 AI 데이터센터 예정 부지 인근에도 강릉 안인화력발전소가 위치해 있다. 이들 석탄발전소는 송전망 제약으로 가동률이 20% 안팎으로 떨어진 상태다.

기후솔루션은 이날 논평에서 “신규 전력수요가 석탄발전 가동률을 높이고 발전소 유지의 빌미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며 “미래 전력수요 증가가 안보전원 존치의 근거로 활용된다면 2040년 탈석탄 약속은 사실상 흔들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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