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만 800억인데…법률구조공단, 사건 80%가 '임금체불'
▶ 글 싣는 순서 ① 변호 '부익부 빈익빈'…법률구조공단, 인건비 늘었는데 변호사는 줄었다 ② 예산만 800억인데…법률구조공단, 사건 80%가 단순 '임금체불' 연간 800억원이 넘는 예산으로 운영되는 법무부 산하 대한법률구조공단의 한해 처리 사건 중 단순 임금체불 사건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을 보호하고 '다양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관이지만, 실제로는 특정유형 사건 처리에만 치중됐다는 지적이다. 검사 수사권 폐지로 시민들의 법률 구조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세사기 1.2%…가정폭력·성폭력건 1% 미만 18일 CBS노컷뉴스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지난해 처리한 민·가사 구조사건 7만 8253건(범죄 피해자 구조사건) 중 5만 9534건(76.1%)이 임금체불 피해 사건이었다. 그외 불법사금융 피해 사건이 1만 1083건(14.2%)이었고 재산 범죄 2984건(3.8%), 신체 범죄 1746건(2.2%), 전세사기 910건(1.2%), 가정폭력 703건(0.8%), 성폭력 283건(0.4%), 학교폭력 70건(0.1%)이었다. 임금체불 사건 처리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다. 이는 2025년에만 나타는 특징도 아니었다. 법률구조공단의 민·가사 구조사건 중 임금체불 사건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87.2%에 달했고, 이후 매년 80% 안팎의 수준으로 나타났다.
5년 전체 34만 2157건 중 28만 26건(81.84%)이 임금체불 사건이었다. 이처럼 임금체불 사건 비율이 높은 건 고용노동부와 연계해 임금체불 소송을 지원해주고 있어서다. 법률구조공단은 지난 2005년부터 최종 3개월 월 평균임금이 400만원 미만 체불노동자의 민사 소송을 무료로 대리해왔다. 반면 민간인 대한변호사협회 법률구조재단은 2025년 총 1234건의 사건을 처리했는데 전세사기 피해자가 554건(44.9%), 성폭력 피해자·한부모 각 195건(15.8%), 가정폭력 피해자 91건(7.4%) , 다문화 47건(3.8%)·탈북민 37건(3.0%), 난민 4건(0.3%) 등이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법률구조공단 비효율적 구조 개선해야" 법률구조공단을 향한 법조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공익소송 전문 변호사는 "물론 임금체불 사건도 중요하지만, 80%나 되는 건 편중 현상이 심각한 것"이라며 "공단의 역량이 임금체불에 집중 소진되는 것은 부적절하다. 법률구조공단이 '떼인 임금 전문 기관'은 아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특히 현재 법률구조공단은 변호사 1명이 한 해 1천건에 달하는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어, 임금체불 사건을 과도하게 수임하는 것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기사: 변호 '부익부 빈익빈'…법률구조공단, 인건비 늘었는데 변호사는 줄었다) . 가뜩이나 검사 수사권 폐지 여파로 시민들의 법률구조 수요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법률구조공단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법률구조공단은 지난 5년간 매년 8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소요하면서 상당 부분을 인건비에 사용해왔다. 지난해엔 모두 874억원을 썼는데, 그중 664억 5700만을 인건비로 지출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비대한 일반직 인력, 비효율적인 구조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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