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 빼돌린 경리, 과거엔 참고인 사망에 '불송치'
아파트 관리비를 빼돌려 잠적했던 관리사무소 경리 직원이 과거에도 5억 원대 관리비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됐으나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핵심 참고인이던 관리소장이 고소 직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음에도 경찰은 해당 정황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회계 방식에 대한 단순 분쟁으로 사안을 판단해 마무리하면서 이후 추가 피해를 막을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22년 광주 광산경찰서에서 작성된 수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의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 경리직원 A씨는 지난 2021년 10월 초 업무상횡령과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됐다. 당시 경리 A씨는 2019년도 공동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 등 총 5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와 상하수도 및 전기요금 고지서에 금융기관 수납인을 위조해 날인한 혐의를 받았다. 경리 A씨를 고소한 이는 당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감사 B씨로, 아파트 관리비 결산보고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경리직원의 비위를 확인했다고 주장하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광주 광산경찰서는 지난 2022년 7월 경리직원 A씨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광주 광산경찰서 담당 수사팀이 작성한 '불송치 결정 판단'을 보면 경찰은 5억여 원 횡령 의혹에 대해 복식부기 회계 특성에서 불거진 차액이자 승강기 교체 공사 등으로 인한 적자로 인한 것으로 판단해 횡령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사문서위조 혐의 역시 경리 A씨가 "관리소장이 생전에 했던 지시로 수납인을 단순히 복사해 건네기만 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경찰은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결론지었다. 경리 A씨가 자신에게 지시한 인물로 언급한 당시 관리소장 C씨는 B씨가 고소장을 접수하기 약 한 달 전인 지난 2021년 8월 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여기에 당시 공동감사와 입주자대표회장의 진술도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결정적 근거로 작용했다. 당시 공동감사 D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는 복식부기 회계 특성에 따른 오해"라고 말했고 당시 입주자대표회장 역시 "외부 회계감사에서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고소인이 무리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수사결과보고서에도 경찰은 "피의자의 주장은 당시 공동감사와 입주자대표회장의 진술을 종합하면 수긍이 된다"며 피의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핵심 근거로 삼았다. 이처럼 관리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다 내부 관계자들의 두둔하는 진술까지 더해져 당시 경리 A씨는 법적 처벌을 피했다. 그러나 이후 경리 A씨가 수억 원대의 관리비를 빼돌리고 잠적하는 사건이 2025년 3월 실제로 발생함에 따라, 과거 광주 광산경찰서의 부실 수사와 안일한 종결 처리가 대규모 피해를 키웠다는 책임론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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