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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일 엔저 공동방어 한달 만에 ‘1달러=160엔’ 제자리…추가 개입하나

Hankyoreh ·
미일 엔저 공동방어 한달 만에 ‘1달러=160엔’ 제자리…추가 개입하나

미·일 정부가 엔저 방어를 위한 공동 외환 개입에 나선 지 한달여 만에 달러당 엔화 가치가 다시 기록적 약세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자국 경제에 부담으로 돌아올 것을 우려한 미국 정부가 재차 외환시장에서 엔 환율에 개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30일 국제 외환시장을 보면, 달러당 엔화는 160엔대로 올라서 있다. 지난달 말 미·일 정부가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 방어 공동전선’을 편 뒤 한달여 만의 일이다. 미·일 정부는 지난달 29일 달러당 엔화가 장중 163엔대까지 치솟자, 이후 우리 돈 150조원에 이르는 물량을 쏟아부어 인위적으로 엔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일본은행을 통해 15조4천억엔(132조8천억원)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상당액이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쓰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쪽의 개입 규모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할 일(To Do), 일본 엔(JPY) 매수, 50억~100억달러’(6조9천억∼13조8천억원)라는 메모를 쓴 사실이 확인됐다. 두 나라의 이례적 환율 공동 대응으로 달러당 엔화 가치는 한달여간 꾸준히 150엔대 후반을 유지하면서 효과를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158엔대 초반부터 열흘 가까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더니 결국 28일 160엔대를 찍으면서 장을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다음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게 엔화 약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지난 28일 취임 100일을 맞아 세계 각국 중앙은행장들이 대거 참석하는 잭슨홀 회의 기조연설에서 “미국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으며 연준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것은 물가”라며 “기조적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연준은 해야 할 일이 있고 그걸 하는 게 우리의 책무”라고 말했다.

미·일 금리차 확대 가능성이 커지자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 흐름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워시 의장의 연설로 연준이 9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졌다”며 “미국 채권 시장에서 금리가 상승하면서 엔화 매도·달러 매수 흐름이 거세졌다”고 설명했다.

엔화 가치 급락을 막는 1차 저지선을 만들기 위해 미국 정부가 한차례 더 외환시장에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28일 블룸버그 통신은 베선트 장관이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에게 보낸 하루 전 서한에서 “일본은 미국 국채의 주요 보유국”이라며 “엔화 시장이 무질서해지면 강제 포지션 청산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고 엔저 방어에 나섰던 까닭을 설명했다. 심각한 엔저가 이어지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결국 미국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까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달 미국의 엔저 방어 개입이 불거진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일본과 추가적인 공동 개입에 참여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다만 미·일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구조적 엔화 가치 하락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외환 시장 개입은 일시적인 효과밖에 낼 수 없다”며 “환율 개입으로 시간을 버는 사이 국제 원유 가격 하락,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전망 후퇴 등 펀더멘털 변화가 있어야 엔화 강세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가 대규모 재정 적자를 감수하는 감세 정책과 국방비 증액 등을 재검토하고, 일본은행 역시 미국과 금리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담 포젠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이날 요미우리신문에 “일본은행이 9월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미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재무부 역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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