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가 주제가 불렀던 ‘올림포스 가디언’…‘오디세이’ 열풍에 20여년 전 추억 소환
영화 <오디세이> 열풍에 소환된 만화들이 있다. 학습만화 시리즈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나출판사)와 이를 바탕으로 만든 SBS 애니메이션 <올림포스 가디언>이다. 2002년 12월부터 39부작으로 방영됐던 <올림포스 가디언>은 SBS와 가나미디어 등 국내 업체들이 공동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당시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와 ‘그리스 로마 신화’ 사이 거리를 좁힌 일등 공신이다.
<오디세이>가 지난 5일 개봉 이후 국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면서 “다른 나라보다 한국 20~30대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는 말이 SNS 등에서 확산됐다. 유튜브 채널 ‘SBS 옛날 예능-빽능’은 <올림포스 가디언> 리마스터 버전을 오는 31일 오전 2시25분까지 ‘24시간 라이브 스트리밍’한다.
권 PD는 “다시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져주니 너무 신기하고 기쁘다”며 “<올림포스 가디언>의 소재는 시대를 떠나 재미있는 이야기다. 다시 한번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싶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보면서 ‘이건 이렇게 (애니메이션에서) 다뤘었지’ 하는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고 한다. <올림포스 가디언> 제작에 참여했던 PD 중 SBS에 남은 건 권 PD가 유일하다.
당시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의 인기는 대단했다. 권 PD에 따르면 “만화책을 안 읽은 애들이 없었고, 그걸로 만든 애니메이션을 안 본 애들이 없었”을 정도다. 그는 “만화책이 너무 재미있었고, 그림체도 화려하고 예뻐서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며 “출판사가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는 의지가 있어 제작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원작에선 시간 순서를 따르지만 애니메이션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순서를 재구성했다. 트로이 전쟁 이후를 그린 <오디세이>의 내용이 트로이 전쟁(35화)보다 빠른 31~33화였던 건 그래서다.
7세 이상 관람가에 맞춰 신화 속 내용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각색한 것도 애니메이션의 특징이다. 불륜 같은 수위 높은 내용이나 잔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은 다른 방식으로 연출했다. 예를 들어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가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산 채로 삼키는 영화 속 장면은, 애니메이션에선 폴리페모스가 그림자를 잡아먹자 사람이 돌로 굳는 장면으로 연출됐다.
제작비는 약 50억원이 투입됐다. 당시 최고 그룹 god가 주제가를 부른 것도 화제였다. 권 PD는 “애니메이션으로는 보기 드물게 시청률이 두 자릿수가 나왔다. 설 특집으로 별도 편성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면서도 “후속편이나 굿즈 제작 등을 진행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만화책을 처음 그린 홍은영 작가가 2004년 출판사를 상대로 미지급 인세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정 싸움이 이어진 여파였다.
현재도 애니메이션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권 PD는 “<올림포스 가디언> 리마스터판을 다시 방송에 편성해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지금은 25분짜리 애니메이션 한 편을 편성할 자리가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콘텐츠가 너무 많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회사도 줄고, 작품만으로 승부하기는 너무 어려운 시기가 됐다”며 “시장의 전체 파이는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권 PD는 “애니메이션 속에 코믹한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인물을 SD(축소) 캐릭터로 그린 부분이 있는데, 이 캐릭터를 살려 6~11분 정도로 짧게 만들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올림포스 가디언>을 보면서 꿈을 키웠다는 20대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들을 만났다”며 “<올림포스 가디언>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감각은 젊은 이런 분들이 새로운 버전의 <올림포스 가디언>을 더 잘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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