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줄어도 늘던 교부금…반세기 넘은 '내국세 연동제' 폐지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가 폐지된다. 내년부터는 내국세 수입 대신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해 교부금 규모를 정한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세수에 따라 교부금이 급증하는 현행 구조를 바꾸되, 교부금이 전년보다 줄어들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절감된 재원은 별도 계정을 통해 교육 분야에 다시 투자하기로 했다. 내국세 연동 대신 성장률·학령인구…교부금 산식 대수술정부는 21일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재원으로 16개 시·도교육청에 배분돼 초·중등 교육재정으로 쓰인다. 내국세가 늘면 교부금도 자동으로 증가하고 세수가 줄면 함께 감소하는 구조다. 교부금 재원은 1968년 처음 내국세와 연동된 이후 제도 개편에 따라 교부율 등이 여러 차례 조정됐으며, 현행 20.79%의 교부율은 2020년 1월부터 유지돼 왔다. 정부는 내년부터 이 같은 내국세 연동 구조에서 벗어나 경제 여건과 학령인구 변화를 함께 반영하는 방식으로 교부금 산정 방식을 개편한다. 전년도 교부금을 기준으로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최근 3년 평균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반영해 해당 연도 교부금 규모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획예산처가 지난달 15일 교육부에 제시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에서 학령인구 변화율의 40%를 반영하기로 했던 것보다 5%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학령인구 감소가 교부금에 미치는 영향을 다소 줄였다. 정부는 교육재정 가운데 학생 수가 줄어도 함께 감소하지 않는 교직원 인건비가 약 6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최근 인건비 상승세와 제도 개편에 따른 교육 현장의 충격까지 감안해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만 반영하기로 했다. 새 산식을 적용하면 내년 교부금은 약 80조원으로 추산된다. 현행 내국세 연동제를 유지할 경우 예상되는 약 100조원보다는 20조원가량 적지만, 올해 76조4천억원과 비교하면 약 5% 증가하는 규모다. 교부금 줄어도 전년 수준 보장…절감 재원은 교육에 재투자 정부는 교부금 개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이 다른 분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미래대응기금에 별도의 '교육·인재계정'을 설치한다. 미래대응기금 전출액을 제외한 내국세의 20.79%와 새 산식에 따라 산정된 교부금의 차액을 교육·인재계정 수입으로 보장하고, 이를 다른 계정으로 전출하지 못하도록 미래대응기금법에 명시할 방침이다. 내국세 연동 방식은 폐지하되 기존 20.79%에 해당하는 국가의 교육투자 규모는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교육·인재계정은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우수인재 유치와 국가인재 유출 방지 등에 활용된다. 초·중등 분야에서도 국가 정책상 시급하거나 교육청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한 사업에는 기금 재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부금 자체가 줄어드는 것을 막는 별도의 안전장치도 둔다. 새 산식으로 계산한 교부금이 전년도보다 감소하면 그 차액을 보전해 교부금 총액이 전년 수준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하는 조항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미래대응기금은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추가 세수를 활용해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신설된다. 차년도 내국세 세입예산이 최근 10년간 내국세 증가율을 토대로 산출한 장기 추세치를 웃돌 경우 그 차액을 기금에 적립한다. 당해연도 세입 재추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과세수와 세계잉여금 잔여재원, 기금 여유자금 운용수익 등도 재원으로 활용한다. 학생은 줄었는데 교부금은 급등락…교육투자 불균형도정부가 50년 넘게 유지된 교부금 산정 방식을 손질하는 것은 학령인구 감소에도 교부금이 세수에 따라 증가하고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교육재정의 비효율과 불안정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에 따르면 만 3~17세 학령인구는 2010년 880만명에서 지난해 591만명으로 32.8% 감소했다. 반면 교부금은 세수 변동에 따라 2021년 59조6천억원에서 2022년 76조원으로 27.6% 급증했다가 2023년에는 65조4천억원으로 14% 감소하는 등 큰 폭의 변동을 보였다. 교육 단계별 재정 투자의 불균형도 개편 배경으로 꼽혔다. 우리나라의 학생 1인당 초·중등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166% 수준인 반면 고등교육은 69%에 그친다. 정부는 교부금 산정 구조를 개편해 초·중등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영유아부터 고등·평생교육까지 생애 전 단계에 걸친 교육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미래대응기금법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등 관련 패키지 법안을 입법예고한 뒤 다음 달 1일 국무회의를 거쳐 3일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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