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난곡 할매 “48년 전 푯값 갑푸려 합니다”
건조한 열차 운행 공지가 붙는 서울 영등포역 알림판에 14일 ‘난곡동 할매께’로 시작되는 촉촉한 감사 편지가 올라왔다. 얼마 전 역사를 찾아와 현금 500만 원과 손 편지를 두고 간 할머니께 역무원들이 감사의 뜻을 담아 쓴 답장이다. 이름 없이 ‘난곡동 할매’라고만 밝힌 80대 여성의 편지는 “아주 오레된 빗을 갑푸려 합니다”로 시작되는데, 틀린 맞춤법으로 전하는 반듯한 사연은 4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8년 10월 할머니, 당시 어머니는 초등학생 아들과 전북 정읍역에서 영등포역으로 가는 완행열차를 탔다. 돈이 없어 500원짜리 초등학생용 표는 끊지 못했다는 어머니에게 역장은 그냥 가도 좋다고 했단다. 세월이 흘러 아들을 암으로 먼저 떠나보내고 할머니가 된 어머니는 푯값의 몇 배나 되는 현금을 아들 이름으로 봉투에 넣어 전했다. 역장이 뿌린 작은 친절의 씨앗이 48년 후 더 큰 보은의 마음으로 자라 돌아온 이치가 놀랍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삐 오고 가는 기차역에는 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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