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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트럼프, 유럽 미군 재배치 ‘대수술’…최대 4만명 철수 검토

Hankyoreh ·
트럼프, 유럽 미군 재배치 ‘대수술’…최대 4만명 철수 검토

미국 국방부가 유럽에 주둔한 미군을 최대 절반가량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폴란드에 미 육군 상설기지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서유럽의 미군 규모를 줄이면서 러시아와 가까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전선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미군 배치를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

엔비시(NBC) 방송은 17일(현지시각) 전·현직 미국 및 서방 당국자 7명을 인용해 국방부가 유럽에서 항공기와 함정, 무기와 함께 수만명의 미군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약 8만명으로, 검토 대상 가운데는 약 3분의 1인 2만5000명을 철수하는 방안, 최대 4만명, 즉 절반가량을 감축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고 엔비시는 전했다. 이 방안이 실행될 경우 냉전 종식 이후 유럽 주둔 미군의 가장 큰 규모 감축이 될 전망이며, 주둔 규모가 큰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주요 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더타임스는 미 국방부가 지난 6월 시작한 6개월간의 유럽 미군 태세 검토 과정에서 모두 4개의 선택지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감축 대상에는 육군뿐 아니라 공군과 해군 병력도 포함될 수 있으며, 중·서부 유럽의 일부 병력을 나토 동부전선 국가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나토 유럽연합군최고사령관 겸 미 유럽사령관이 18일 검토 결과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제출하고, 헤그세스 장관은 오는 11월6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할 최종 권고안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2만5000명 감축안이 이번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로이터 통신은 헤그세스 장관이 지난 6월 나토 국방장관 회의를 앞두고 유럽 주둔 미군 약 2만5000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발표하려 했으나 행정부 내부 반대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이후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이 필요할 때 협조하지 않는 동맹국들의 태도까지 평가하는 6개월간의 전력 배치 검토에 착수했다. 이 평가에는 동맹국의 군사·재정적 기여도와 미국 외교 정책 지지 여부를 묻는 57개의 질문이 포함됐다.

다만 대규모 감축이 현실화하려면 의회의 견제를 넘어야 한다. 2026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나토 동맹국과의 협의, 감축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보고서 등을 제출하지 않는 한 유럽 주둔 미군을 7만6000명 이하로 줄일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에 미국의 첫 육군 상설기지를 설치하는 방안이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의 대담한 지도력 덕분에 폴란드에 미 육군 기지를 설치하기 위한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실현된다면 위치가 곧 발표될 것이며 위대한 미-폴란드 동맹을 위한 역사적 조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에는 현재 약 미군 1만명이 주둔하고 있다. 폴란드 국방부에 따르면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을 포함한 미국 대표단은 이달 폴란드를 방문해 새 기지 후보지를 둘러봤다.

이에 따라 국방부의 이번 검토는 유럽에서 미군을 일률적으로 철수시키기보다는 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중·서부 유럽의 병력 규모를 줄이는 대신 러시아와 가까운 폴란드 등 동부전선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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