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인간 ‘애착 담요’ 35살 보좌관…“백악관 진짜 문고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보좌하던 나탈리 하프(35) 백악관 보좌관이 미국 정계에서 벌어진 논쟁의 중심에 섰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18일(현지시각) 보도를 보면,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민주당)은 지난 16일 조지아주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연회장을 짓고 카타르가 선물한, 방어 능력이 없어 보이는 날아다니는 궁전을 타고 나탈리와 함께 여행하고 싶어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백악관은 발끈하며 오소프를 비판했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오소프 의원을 향해 “정계에서 단연 최고의 한심한 인간”이라며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근면한 사람들을 비하하는 대신, 자신의 영혼 깊숙이 들여다보며 왜 자신이 이 나라를 증오하는 비참한 인간이 됐는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프를 둘러싼 공방은 트럼프 대통령과 언론 간 설전으로도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틴 홈스 시엔엔(CNN) 기자가 전날 백악관에서 오소프 의원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오소프 의원을 “피위 허먼 닮은꼴”이라고 조롱했다. ‘피위 허먼’(Pee-wee Herman)은 1980년대 미국의 유명 코미디 캐릭터다. 이후 홈스 기자가 다른 질문을 이어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조용히 하라”라며 말을 끊고 “당신은 가짜 기자고, 가짜 뉴스를 보도한다”고 맹공했다.
백악관의 ‘공식 신속대응 엑스’ 계정도 가세했다. 홈스의 오소프 의원 관련 질문 영상을 올리며 “자신이 몸담고 있다고 주장하는 직업에 있어 수치스럽고 굴욕적인 망신거리”라고 그를 비난했다. 나아가 “언젠가 당신의 자녀들은 당신이 던진 역겹고 비인간적인 질문을 접하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부모가 그토록 무정하고 복수심에 불타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혐오감을 느끼고 창피해할 것”이라며 극언을 퍼부었다.
이에 시엔엔은 성명을 내 홈스는 미국 국민을 대신해 어렵지만 적절한 질문을 했을 뿐이라고 옹호한 뒤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기자를 인신공격하는 것은 공직자의 품격에 맞지 않으며 언론 자유의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백악관과 공화당의 강력한 대응은 하프 보좌관이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전·현직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정부 관계자들은 하프 보좌관이 다른 어떤 보좌관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전했다.
하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접근할 수 있는 소수의 인물 중 한 명이다. 하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게시물 내용을 들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말투와 스타일을 흉내 내서 게시물을 작성하고 이를 휴대전화로 곧바로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에 뭔가를 올리기 위해선 하프를 통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고, 하프의 전화번호는 트럼프의 번호보다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백악관 안팎에 퍼져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하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서명한 중증 환자의 미승인 치료제 사용을 허용하는 ‘시도할 권리’(Right to Try) 법 덕분에 자신이 골암 치료를 받았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으며, 이후 친트럼프 방송 원아메리카뉴스(OAN) 진행자 등을 거쳐 트럼프 보좌진에 합류했다. 이후 각종 뉴스 기사와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을 수시로 출력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아 ‘인간 프린터’라는 별명도 얻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스는 전했다.
트럼프의 ‘문고리 권력’이 된 하프의 위상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 갈아타기’ 비밀 작전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은 튀르키예에서 이란의 암살 위협 때문에 비밀리에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미군 항공기로 갈아탔는데, 하프는 이때 대통령과 함께 이동한 극소수 참모 중 한 명이었다. 이때 행정부 장관 서열 1위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2위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동행하지 못했지만 하프 보좌관과 댄 스캐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 월트 노타 국장 등 측근들만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수송기로 옮겨 탔다.
뉴욕타임스 기자 매기 하버만은 최근 미 방송 엠에스(MS)나우 인터뷰에서 하프가 트럼프대통령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애착 담요”(comfort blanket) 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고 인디펜던스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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