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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택배기사 엘베 흠집내면 2천100만원?…아파트단지 부과 권한 없어

Yonhap News Agency ·
[팩트체크] 택배기사 엘베 흠집내면 2천100만원?…아파트단지 부과 권한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택배 기사가 아파트 승강기에 흠집을 내면 범칙금 2천100만원을 부과하겠다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 공고문이 화제가 됐다.

이전에도 지상 주차장이 없는 아파트의 입대의에서 지하로 출입하기 어려운 택배차들의 지상 진입을 막은 뒤 수레 등으로 물품을 배송하라고 요구하는 등 입대의의 요구를 놓고 여러 차례 논란이 벌어졌다.

입대의는 입주자를 대표해 아파트 관리에 관한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자치의결기구다. 법에 따라 공동주택의 도로·주차장·승강기 등의 유지 및 운영 기준과 공용 시설물 이용료 부과 기준 등을 의결할 권한이 있다.

그러나 이번 공고문처럼 입대의가 범칙금을 택배기사에게 요구하는 권한까지 허용되는 것일까. 아파트 입대의와 택배기사들 사이 여러 갈등과 관련한 쟁점을 살펴봤다.

2018년에는 경기 남양주의 다산신도시에서 한 아파트 단지 입대의가 택배 차량의 단지 내 지상도로 출입을 막고 지하주차장 출입을 요구했다.

당시 입대의의 조치에 반발한 택배 기사들이 문 앞 배송을 중지하고 택배를 지상도로 위에 두고 가면서 산더미처럼 쌓인 택배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24년에는 충북 한 아파트에서 택배 기사들에게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사용하려면 매년 돈을 내라고 요구했고 지난해에는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 단지가 택배기사들에게 공동 현관과 승강기 이용요금을 받으려다 논란이 일자 철회하기도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당시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하는 아파트는 전국 179곳이었다.

정부는 2018년 다산신도시 택배대란을 계기로 2019년 1월 향후 신축하는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높이를 2.7m 이상으로 의무화하도록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다.

그럼에도 기존 아파트들에서 갈등이 이어지자 2021년 '공원형 아파트 택배 갈등 해결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를 꾸려 해결 방안을 모색했지만, 이해 당사자 간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며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전국택배노조 관계자는 "지하주차장 입구가 2.7m 이상인 아파트에서도 배관 등에 걸려 출입을 못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특정 구역에 놓고 가는 것은 분실 우려가 있고, 계속 민원을 받는 것도 힘드니 기사들이 사비를 들여 저상 탑차로 개조하거나 힘들어도 수레를 이용해 배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관·승강기·주차장 이용 요금을 요구하는 등 아파트에서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제보도 종종 들어온다"며 "아파트 주민들에게 택배 기사들은 '을'이라 혼자서는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공동주택관리법과 서울특별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등에 따르면 아파트(공동주택)에서는 입주자 등을 보호하고 아파트 주거 생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입대의를 꾸려야 한다.

입대의에서는 다양한 사항을 의결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부대시설, 복리시설 및 공용부지의 이용 시간과 비용 등 각종 이용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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