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국장 "ODA 통합이 국익…협력국도 코이카 단일창구 원해"
기후위기, 분쟁, 인도적 위기, 개발 재원 축소 등이 겹치며 국제사회는 제한된 재원의 파급력을 높이기 위해 원조의 효율화와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체계 역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외교부와 무상원조 전담 시행기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은 무상원조 사업의 분절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 플랫폼 구축을 본격화했다.
18일 국제개발협력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의 무상원조 방향성은 코이카가 발행하는 매거진 하반기호의 커버스토리 인터뷰를 통해 상세히 공개됐다.
코이카의 관리·감독 부처인 외교부의 이규호 개발협력국장은 최근 코이카와의 인터뷰에서 무상원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 ODA가 나아갈 방향을 짚었다.
이 국장은 미국국제개발처(USAID) 개편 등으로 개발협력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는 일각의 'ODA 위기론' 주장에 선을 그었다.
이 국장은 "국제 정세가 변해도 개발협력 분야 자체가 갑자기 바뀌는 건 아니다"라며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져 선진국들이 국방비를 늘린다거나 USAID가 국무부에 통합됐다는 소식 등을 보면 그렇게 느낄 수 있지만 이는 착시효과"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인도적 지원 분야에 여전히 예산을 투입하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 기업 중심으로 ODA를 재편한다는 평가와 동떨어진 것"이라며 "개발협력 분야 논의의 큰 방향성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유엔의 'UN80 이니셔티브'나 'HDP 넥서스(인도적 지원·개발·평화 연계)' 역시 분절적 운영으로 인한 비효율을 해소하고 통합적 효과성을 높이려는 일관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ODA 규모를 확대해온 것과 관련해서는 "대(對) 글로벌 사우스 외교, 글로벌 책임 강국 등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서는 ODA가 주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한국을 글로벌 리더 국가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국익 우선론에 대해서는 시각의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국익이 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단기간에 우리 기업 몇 곳이 해외에 진출해 수익을 내는 것만이 국익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글로벌 입지가 높아지고, 글로벌 공동체에 기여하는 리더로 인정받는 것 역시 큰 국익"이라며 "우리나라의 위상에 비하면 정부 전체 예산의 1%에도 미치지 못해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2025년 기준으로 41개 부·처·청이 무상원조 사업을 추진해 사업 수만 1천600개가 넘는다"며 "소규모·단발성 사업이 많아 성과도 쌓이지 않고, 나라 전체 차원에서 무상원조 우선순위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이러한 부처 간 칸막이와 분절화는 우리 내부의 비효율에 그치지 않고 원조받는 협력국에도 큰 행정적 부담을 준다는 게 이 국장의 생각이다.
그는 "필리핀 ODA 부처 관계자가 '너무 행정적 부담이 크니 코이카에서 한 번에 모아서 주면 안 되겠느냐'고 요청한 적이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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