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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1호 인지 수사’ 경찰 7억 뇌물 사건, 1심 징역 10년 → 2심 집유 대폭 감형

Kyunghyang Shinmun ·
‘공수처 1호 인지 수사’ 경찰 7억 뇌물 사건, 1심 징역 10년 → 2심 집유 대폭 감형

7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직 경찰 간부가 항소심에서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뇌물 혐의가 무죄로 뒤집히면서 1심 징역 10년에서 형량이 대폭 감경됐다. 이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이후 자체 인지를 통해 수사한 첫 사건이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승한)는 2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부정청탁금지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전자금융거래법·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무관 김모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추징금 1억1016만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2020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사업가 A씨로부터 사업 편의 제공과 형사 사건 담당 경찰관 알선 명목으로 7억5000만원 상당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수처는 김씨가 차명계좌를 이용하거나 A씨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자녀 교육비를 대납받는 방식 등으로 뇌물을 수수했다고 판단했다. 1심 법원은 김씨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하고 그를 법정 구속했다. 벌금 16억원, 추징금 7억5000여만원도 내려졌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이날 김씨의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김씨가 A씨의 신용카드를 대신 사용하고 노트북 등을 받은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금품 수수 혐의는 공수처가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씨의 차명 계좌로 지목된 계좌를 김씨 소유로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차명 계좌로 단정할 수 없는 이상 A씨로부터 6억3000만원이 해당 계좌로 입금됐단 사정만으로 그 돈을 A씨가 김씨에게 지급한 금원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씨가 A씨에게 자녀 교육비 1300만원을 대납시킨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수처가 A씨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과정에서 참여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공수처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해당 혐의를 수사했다고 보고, 위법 수집 증거를 빼면 범죄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 휴대전화 압수절차에 대해선 참여권 미보장 등 위법이 존재하고, 1심은 이런 위법에도 불구하고 증거능력을 인정했다”며 “그러나 당심은 위법의 과정과 성질, 내용에 비춰 피압수자 측 절차 참여를 보장한 법의 취지를 실질적으로 침해한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공수처가 A씨 휴대전화에서 압수한 전자정보 및 이를 토대로 한 2차 증거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A씨로부터 받은 다른 금품 약 1억원 상당도 대가성이 없다며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고위경찰공무원인 김씨에게 잘 보이거나 친분을 유지하는 게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며 “그러나 막연한 기대감 정도만으론 뇌물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금품 수수 액수가 1억원이 넘고 범행이 2년7개월 동안 계속됐는데, 김씨는 그에 상응하는 죄책을 져야 함에도 수사 과정에서부터 범행을 부인했다”면서도 “30년간 경찰에서 비교적 성실히 근무했고, 6개월 남짓한 수감기간 동안 반성기회를 가진 점을 종합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A씨, 친오빠, 지인 등 나머지 피고인 3명에 대해선 공수처의 공소제기가 적법하지 않다고 보고 공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범죄와 관련 범죄의 수사권을 가지고 있으나, 기소 및 공소유지 권한은 고위공직자 본인 또는 가족이 범한 범죄에 대해서만 가진다”며 “공수처법이 정하는 고위공직자 본인이나 가족이 아닌 A씨 등에 대한 공소제기는 법률을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 사건은 공수처가 2021년 1월 출범한 이후 고소·고발 없이 자체 인지해 수사에 착수한 첫 사건이다. 공수처는 김씨가 대우산업개발 이상영 회장으로부터 수사 무마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수사하다가 이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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