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외교원 공용차, 협약 주유소 두고 '초고가' 주유소 이용
국립외교원이 공용차량 유류비를 지출하면서 정부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공공조달 협약 주유소는 외면한 채, 특정 일반 주유소와 서울 최고가 수준의 주유소를 집중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절감을 위해 마련된 정부의 유류비 할인 제도가 수년간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데다, 일부 주유소에 지출이 쏠리면서 공용차량 유류비 집행의 적정성을 둘러싼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준환 의원실이 21일 국립외교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립외교원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공용차량 유류비로 총 351건, 3572만 원을 지출했다. 공공유류구매제도에 따라 정부는 예산 절감을 위해 3.4% 할인과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는 공공조달 협약 주유소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주변에 협약 주유소가 없거나 시중 주유소의 가격이 훨씬 저렴한 경우에만 일반 주유소를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국립외교원은 청사 인근에 협약 주유소가 있었는데도 2022~2023년 해당 주유소 이용 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4년에도 이용은 단 1건, 14만 원에 그쳤다. 정부의 예산 절감 제도를 사실상 3년간 활용하지 않은 셈이다. 앞서 조달청은 2024년 4월 22일 일부 기관의 부적절한 유류비 결제 행위와 일부 협약 주유소의 고가 판매를 적발하고 감독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국립외교원의 협약 주유소 이용은 상당 기간 저조한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반면 일반 주유소 이용 내역에는 고가 주유소에 대한 지출도 담겼다. 국립외교원은 올해 10월 기준 2023~2025년 서울에서 휘발유 가격이 높은 수준의 주유소를 28차례 이용해 총 521만 원을 결제했다. 이는 전체 유류비의 14.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2024년에는 한 해 유류비의 약 30%를 해당 주유소 한 곳에서 지출했다.
2026년 10월 기준 해당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388원으로, 서울에서 일곱 번째로 비싼 수준이다. 특정 일반 주유소에 대한 지출 쏠림도 두드러졌다. 국립외교원은 2022~2026년 할인 혜택이 없는 특정 주유소에서 전체 주유 횟수의 77.2%인 271회를 이용했다. 이곳에서 지출한 금액은 1893만 원으로, 전체 유류비의 53.0%에 달했다. 실제 해당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주변 공공조달 협약 주유소보다 리터당 50~60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2026년에도 전체 유류비의 약 40%를 이곳에서 지출했다. 규정상 더 저렴한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정부가 예산 절감을 위해 마련한 할인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채 일부 고가 주유소와 특정 일반 주유소에 지출이 집중된 만큼, 공용차량 유류비 집행과 주유소 선정 과정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준환 의원은 "조달청이 유류비 집행 관리 강화 대책까지 발표했는데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국립외교원은 전수 점검과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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