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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사람들] ⑧ 35년간 실종자 쫓은 각설이…"전단지 붙이기도 어려워"

Yonhap News Agency ·
[사라진사람들] ⑧ 35년간 실종자 쫓은 각설이…"전단지 붙이기도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정지수 기자 = "성인 실종은 전단지를 붙이고 찾아 나서지도 못합니다. 제가 봐온 대부분의 사례는 그랬습니다."

"이유가 있어서 집을 나갔겠지" 하는 등 비아냥거리는 반응이나, 신상이 퍼질 경우 실종자가 돌아왔을 때 주목하는 시선 때문에 주저하게 된다는 것이다.

트럭에 판매용 카세트테이프를 싣고 다니며 전국을 돌아다니던 '각설이' 나씨는 1991년 길거리에서 실종 전단을 나눠주던 '개구리소년' 사건 피해자 부모들을 우연히 만나면서 이 일을 시작했다.

그가 '개구리 소년' 찾기에 몰두하며 소문이 났고, 아이를 잃은 다른 부모들도 앞다퉈 그를 찾아왔다. 수없이 쏟아지는 전화와 끊이지 않는 발길에 눈코 뜰 새 없이 실종자를 찾아다녔다.

그가 실종자를 쫓아온 세월을 보여주듯, 서울 청량리 도롯가 한편에 자리 잡은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컨테이너 안은 실종자 전단으로 빼곡히 덮여 있었다.

실종아동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성인 실종자 또한 법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온 나 회장에게 이번 제주 여성 실종 사건은 더 뼈아프다.

그는 그런 모습을 보고 "어린 새끼를 잃어버린 엄마 양도 슬프겠지만, 반대로 엄마를 잃어버린 새끼 양도 슬프고 고통스럽지 않겠느냐"고 비유했다.

성인 실종자 가족의 아픔을 지켜본 그는 "이번 제주 사건을 계기로 성인 실종자 관련 법이 빠르게 만들어져서 실종자들을 빨리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튿날 저녁 나 회장이 경찰에 연락하며 약 30시간 만에 실종사건이 종결됐지만, 그는 그 후로도 관련 법률 제정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나 회장은 "실종 관련해서는 5년이고 10년이고 할 수 있도록 해서, 전문성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간 실종자를 찾을 경우 포상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조차 마련돼 있지 않던 당시엔 아이를 찾아달라며 전단이 가득 담긴 배낭을 짊어진 채 찾아오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인류가 멸망하기 전까지 실종 사건은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라며 "어서 성인 실종 사건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나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서 눈이 되어서 주변을 살펴봐 주실 때만이 우리 사랑하는 가족이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08/28 07:00 송고 2026년08월28일 07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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