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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네팔 1200m 추락한 빙하, 강 막았다 터져…“두번째 홍수 임박”

Hankyoreh ·
네팔 1200m 추락한 빙하, 강 막았다 터져…“두번째 홍수 임박”

26일(현지시각) 오전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 지역을 휩쓴 대홍수는 해발 7200m대 랑탕 리룽산에서 발생한 대규모 빙하·암석 붕괴가 강을 일시적으로 가로막았다가 터지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고 강물과 토사가 연쇄적으로 하류를 덮친 ‘복합재난’이라는 초기 분석이 나온다. 정확한 발생 과정과 기후변화의 영향은 아직 조사 중이다.

이날 로이터·에이피(AP) 통신, 네팔 타임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미국 위성영상업체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재난 전후 영상을 토대로 네팔 쪽 고도 약 5200m 지점에서 빙하 말단부가 떨어져 나갔다고 분석했다. 빙하가 약 1200m 아래 계곡 바닥으로 추락하며 주변의 암석과 토사를 함께 휩쓸어 ‘빙하-암석 눈사태’를 일으킨 것이다.

네팔타임스는 눈사태가 시작된 곳을 카트만두에서 정북쪽으로 약 45㎞ 떨어진 랑탕 리룽산 북쪽 사면으로 지목했다. 랑탕 리룽산은 해발 7245m로 네팔 영토 안에 있으며, 네팔과 티베트 접경 지역으로 이어지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눈사태는 랑탕 리룽산 북쪽 사면과 연결되어 있는 보테코시강의 지류 렌데콜라강을 덮쳐 물길을 일시적으로 가로막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얼음과 암석·토사로 만들어진 자연 제방 뒤로 물이 차오르다가 둑이 무너지면서 대량의 물과 퇴적물·바위가 한꺼번에 방출됐다고 보고 있다. 이후 급류는 보테코시강과 트리슐리강을 따라 하류로 번졌다.

이에 당국과 전문가들은 2차 홍수 발생에 대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잠재적인 막힘 현상의 규모와 위치, 안정성 등을 계속해서 평가하고 있다. 당국은 네팔과 중국 국경 상류에 여전히 장애물이 남아 있어 두번째 홍수가 임박했다며 대피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는 “수문학적 관측에서 이번 홍수파의 이례적인 속도와 규모가 확인됐다”고 발표 했다. 트리슐리강 하류 ‘갈치’ 지역에서는 수위가 30분 만에 최대 9m 상승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애초 사고 당시 카트만두 북쪽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이를 규모 5.2 상당의 산사태가 만든 진동으로 수정했다. 대규모 빙하·암석 붕괴가 지진과 유사한 신호를 발생시켰다는 뜻이다.

빙하가 처음 무너진 원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댄 슈거 캐나다 캘거리대 지구과학 부교수는 사고 전 24시간 동안 빙하를 덮고 있던 눈이 상당 부분 녹아 사라진 정황이 위성영상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과거 영구동토층에 고정돼 있던 빙퇴석(빙하가 운반해 쌓은 암석·토사 퇴적물)이 빙하 후퇴로 느슨해지고, 몬순 강우로 빙퇴석이 물을 잔뜩 머금은 상태가 되면서 붕괴 위험이 커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엔은 2023년 네팔 설산이 30여년 사이 얼음의 약 3분의 1을 잃었다고 밝혔다. 네팔 빙하가 녹는 속도는 최근 10년 동안 직전 10년보다 65% 빨라졌다. 다만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는 기후변화가 이번 붕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랑탕 리룽산은 2015년에도 규모 7.8 대지진으로 남쪽 사면에서 눈사태가 발생해 랑탕 마을이 매몰되고 약 300명이 숨진 곳이다. 이번에는 반대편인 북쪽 사면에서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렌데콜라강에서도 지난해 7월 빙하 표면이 녹아 연못들이 합쳐진 뒤 물이 빠져나가면서 돌발 홍수가 발생했다. 당시 사망자는 최종 18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대홍수로 27일까지 네팔과 티베트에서 최소 160명이 숨졌다. 네팔에서는 외국인 341명을 포함해 403명이 실종됐고, 티베트 쪽에서도 265명이 연락 두절됐다. 한국인 9명도 실종됐다. 교량 최소 19개와 도로 약 40㎞가 유실됐고, 주요 수력발전소 최소 6곳과 송전시설도 파괴되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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