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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 29개 주, 메타 상대 법정 공방…“무한 스크롤, 아동 중독 유도”

Hankyoreh ·
미 29개 주, 메타 상대 법정 공방…“무한 스크롤, 아동 중독 유도”

미국 29개 주정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아동 중독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며 모회사인 메타를 상대로 낸 소송이 3년 만에 본격적인 법정 공방을 시작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이 플랫폼들의 운영 방식이 바뀔 수 있어, 메타가 지금껏 직면한 가장 민감한 법적 분쟁으로 꼽힌다.

18일(현지시각) 에이피(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연방법원의 배심원 8명은 6주간 이어질 메타와 주정부 간 소송전 심리에 들어갔다. 페이스북 내부고발자의 증언으로 2023년 시작된 이번 소송은 미국 29개 주가 참여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29개 주의 아동 개인정보 불법 수집·이용 관련 연방법상 청구와 중독성 설계·플랫폼 안전성 오도 관련 소비자보호법상 청구를 함께 다룬다. 다만 법원은 소비자보호법상 청구는 캘리포니아·콜로라도·켄터키·뉴저지 4개 주의 청구를 먼저 대표적으로 심리한다.

이날 재판에서 캘리포니아 주정부 쪽은 메타의 비즈니스 모델이 “사용자를 중독시키고, 가능한 한 오랫동안 붙잡아 두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대중에게 진실을 숨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방식이 어린 이용자에게 효과적이었다면서 메타가 어린이들의 뇌가 작동하고 온라인 자극에 반응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앱 내 상호작용을 추적하는 등 이들을 중독으로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주정부는 이날 더 나아가 ‘어린아이들이 가장 좋은 대상’이라는 제목의 메타 내부 연구보고서를 거론하며 메타가 “아이들이 끊임없이 보상을 추구하고 사회적 피드백에는 민감하지만 성인만큼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발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인스타그램 책임자에게 전달된 내부 이메일에 ‘청소년의 앱 이용 시간’이 목표로 적혀 있었으며, 일부 직원이 인스타그램을 ‘마약’, 자신들을 ‘마약 판매상’에 빗댔다고 주장했다. 주정부들은 무한 스크롤, 자동 재생, ‘좋아요’ 등이 ‘중독성 설계’라며 소셜미디어 앱 설계 방식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메타는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과 ‘정신 건강’ 저하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맞섰다. 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회사의 의지를 공유하고 있으며, 서비스를 위험하게 만들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이메일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사적인 자리에서 과장된 표현을 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정부들은 민사 제재금도 요구하고 있는데, 메타는 이 제재금이 자사 시가총액에 가까운 최대 1조4000억달러(약 1973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주정부들은 약 2000억달러(약 282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메타는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개인 등이 제기한 수천건의 소송에 직면해 있다. 지난 3월 로스앤젤레스 배심원단은 어린 시절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중독됐다고 주장한 20살 여성에게 메타와 구글이 600만달러(약 84억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또 이달 초 뉴멕시코주 법원은 메타의 플랫폼이 공공에 해를 끼친다는 주법무장관의 주장을 받아들여 청소년 정신건강 대책에 5억6700만달러(약 7931억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테네시 주법무장관도 인스타그램과 관련해 유사한 내용으로 메타를 제소했으며, 현재 내슈빌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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