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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예방 아닌 재발 막는 백신…mRNA 치료 효과 어디까지?

Nocut News ·
암 예방 아닌 재발 막는 백신…mRNA 치료 효과 어디까지?

코로나19 백신으로 널리 알려진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이 개인 맞춤형 암 치료에서도 임상 3상의 문턱을 넘었다. 환자 자신의 암세포 정보를 이용해 면역체계가 암을 공격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개인맞춤형 mRNA 암 치료제가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낸 것은 처음이다. '암 백신 시대가 열렸다'는 기대도 나오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예방접종과는 다르다. 현재 확인된 효과는 수술을 마친 일부 암 환자의 재발과 전이를 억제하는 것으로, 적용할 수 있는 암과 환자도 제한적이다. '암 예방주사' 아니다…수술 후 재발 막는 치료22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MSD는 지난 19일 개인맞춤형 mRNA 암 치료제 '인티스메란 오토진(V940)'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하는 치료법이 임상 3상에서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임상에는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 2B~4기 고위험 피부 흑색종 환자 1137명이 참여했다.

V940과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한 환자들은 키트루다만 투여한 환자들보다 암이 재발하지 않고 지낸 기간이 유의하게 길었다.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지지 않고 지낸 기간도 늘어났다. 개인맞춤형 mRNA 암 치료제가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재발과 전이 위험을 구체적으로 얼마나 낮췄는지 등 세부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 생존기간을 늘리는지 확인하기 위한 추적 관찰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결과를 두고 '암 백신이 개발됐다'는 표현이 나오지만 자궁경부암이나 간암처럼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미 생긴 암을 직접 없애는 치료제도 아니다. 이번 임상은 수술로 눈에 보이는 종양을 제거한 뒤 몸속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 때문에 암이 다시 생기거나 다른 장기로 퍼지는 것을 막는 보조치료의 효과를 확인했다.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훈련한다는 점에서 '백신'으로 불린다.

V940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함께 사용한다.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걸어놓은 '브레이크'를 키트루다가 풀어준다면, V940은 면역세포에 어떤 암세포를 찾아 공격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앞서 환자 157명이 참여한 임상 2b상을 5년간 추적한 결과에서는 V940·키트루다 병용군의 암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키트루다 단독군보다 49% 낮았다.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지거나 사망할 위험도 59% 낮았다. 다만 실제 생존기간을 늘리는 효과는 아직 통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내 암세포 분석해 '나만의 치료제' 만든다V940의 가장 큰 특징은 같은 암에 걸린 환자라도 서로 다른 치료제를 투여받는다는 점이다. 사람마다 암세포에 생긴 돌연변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수술로 떼어낸 종양과 정상 조직을 비교해 암세포에만 나타나는 돌연변이를 찾는다. 이 가운데 면역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암세포의 특징을 골라 mRNA에 담는다. 환자 한 명을 위해 만드는 치료제에는 최대 34개의 암세포 관련 정보가 들어간다. 원리는 코로나19 mRNA 백신과 비슷하다. 코로나19 백신이 바이러스의 특정 단백질 정보를 전달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알아보도록 했다면, V940은 환자 자신의 암세포에서 찾아낸 특징을 전달한다. 면역세포가 이를 학습한 뒤 같은 특징을 가진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는 환자마다 치료제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수술로 얻은 종양 조직을 분석해 돌연변이를 찾고, 치료제에 담을 정보를 선별한 뒤 환자 한 명만을 위한 치료제를 생산해 다시 병원으로 보내야 한다. 제작 기술 자체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종양 채취부터 분석·생산·운송까지 전체 과정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이대호 종양내과 교수는 "수술 후 재발을 막는 항암치료는 통상 수술 뒤 2개월 안에 시작하기 때문에 이번 임상과 같은 환자에게는 제작 기간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며 "반면 암이 전이돼 치료를 서둘러야 하는 환자의 입장에선 치료 시작이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도, 모든 암에 듣는 것도 아니다'개인 맞춤형'이라고 해서 모든 암 환자에게 치료제를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암세포에서 면역체계가 공격 대상으로 삼을 만한 특징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환자 5~6명 가운데 1명 정도는 적절한 표적을 찾지 못해 개인맞춤형 백신을 만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검사를 해보기 전에는 제작 가능 여부를 알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암의 종류에 따라서도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이 교수는 흑색종과 폐암, 신장암처럼 기존 면역항암제에 비교적 잘 반응하는 암에서 mRNA 치료제와 면역항암제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 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반면 면역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유방암과 전립선암 등에서는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비용도 넘어야 할 산이다. 환자마다 종양을 분석하고 치료제를 따로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치료비가 50만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아직 판매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 교수는 생산기술의 발전과 치료 대상 환자 규모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가격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기존 항암 치료보다 상당히 비쌀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흑색종에서 폐암으로…어디까지 넓어질까이번 임상 결과가 곧바로 환자들이 V940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더나와 MSD는 임상 3상의 구체적인 결과를 향후 국제 의학학회에서 공개하고 각국 규제기관과 허가 신청 절차를 논의할 계획이다. 관심은 흑색종에서 확인된 효과가 다른 암으로 확대될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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