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횡사', '당협 물갈이'…장동혁 당권 연장 포석?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현역 의원 4명에게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사실상 총선 공천 퇴로를 끊은 조치라, 후폭풍이 거세다. 징계 대상이 모두 비(非)당권파라는 점도 논란거리다. 당의 사법부 격인 윤리위가 지도부의 '정적 제거용'으로 전락했다는 비판과 함께,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장동혁 대표는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다. 당내에선 그가 △징계 정국 △당협위원장 전면 재선출 시도 등을 통해 연임 포석을 깔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현안들은 장 대표가 강조해온 '당원 중심 정당'과 맥을 같이하는 조치로, 26일 윤곽을 드러낼 '장동혁표 쇄신안'의 예고편으로도 읽힌다. 지선後 재가동된 윤리위…反장동혁계 전원 중징계 장 대표가 6·3 지방선거 후 재가동한 당 윤리위는 내부 비판 불식과 강성 지지층 결집에 적극 활용돼온 카드다. 선례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동지에서 적으로 갈라선 한동훈 전 당대표(現 무소속 의원)의 전격 제명이 꼽힌다. 배현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 등 친한동훈계를 겨냥한 징계도 마찬가지다. 윤리위는 지난 20일 조경태·권영진·서범수·진종오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를 의결했다. 이른바 '비장횡사' 징계의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적용 기간이 1년 미만인 서 의원을 뺀 나머지는 1년 8개월 남은 2028년 4월 총선에 당 후보로 출마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진 탓이다. 이들은 큰 틀에서 다 반장(反장동혁)계로 분류된다. 장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이래 '해당(害黨)행위 엄단' 방침을 반복적으로 언급해 왔다. '잘 싸우는 야당'을 위해선 단일대오가 필수적이며, 전제조건은 '내부 총질' 단속이라고 정의한 것. 지선 후 '지도부 사퇴론'이 다시 불거지자, "당내 징계요청에 어떤 결론이든 답할 때가 됐다"며 "지도부를 계속 공격하는 것은 혁신도, 쇄신도 아니다"라고 못 박기도 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친한계뿐 아니라, 당의 외연 확장을 주장한 대안과미래 등도 장 대표가 규정한 '정리 대상'에 들어가는 셈이다. 실제로 윤리위의 궤적은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7월 초엔 한 의원 선거를 지원 사격한 진 의원 심의에 먼저 착수했고, 연이어 조 의원·권 의원·서 의원도 차례로 심사대에 올렸다. 조 의원은 국회 부의장직을 놓고 겨룬 박덕흠 의원의 낙선을 다른 당 의원들에게 종용했다는 게 이유였다. 권 의원은 원내대표 멱살잡이가, 서 의원은 '돌려차기' 실언이 각각 문제가 됐다. 친한계인 서 의원과 진 의원은 대안과미래 소속이며, 권 의원은 원래 회원이었으나 자진 탈퇴했다. 징계 필요성과 별개로 처분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은 뜨겁다. 상당수 중진은 물론 일부 당권파도 '과잉징계'를 우려한 것이다.
5선 윤상현 의원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배제가 아니라 화합"이라고 했고, 김기현 의원도 "정당의 기강을 '칼'로 세우려 한다면 사상누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도부 일원인 김재원 최고위원조차 SBS 인터뷰에서 "우리 당과 보수진영에서 함께할 수 없다는 정도의 판단이 있지 않다면 과도한 징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법적 대응이 이어지더라도, 법원이 윤리위 판단을 뒤집지 않는 이상 현 상황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한 당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장 대표는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전국 당협 재선출도 추진…'친장계 재편' 수순 해석 징계 정국과 함께, 장 대표가 현재 공을 들이는 과제는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후 재선출' 안(案)이다. 당협위원장은 각 지역구의 정당 조직과 책임당원을 관리하는 직책을 가리킨다. 통상 해당 지역에 현역 국회의원이 있으면 그 의원이 겸임하는데, '원외'인 위원장도 공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장 대표는 이달 활동을 재개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와 관련, "제대로 싸우지 않았던 사람들을 계속해 당협위원장으로 두면, 우리는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정당이 되지 못한다"며 '물갈이'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또 "당헌·당규상 전 당원 투표나 책임당원 투표로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수 있다" 고 강조했다. 그동안은 특이사항이 없는 한 당협위원장 대부분의 임기를 자동 연장해 왔다. 이 관행을 깨고 당원들이 위원장 전원을 직접 뽑게 하자는 게, 장 대표의 구상이다. 당권파는 '당대표의 권한을 내려놓고 당원들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당 안에선 장 대표가 친한계 등을 솎아내고 친장(親장동혁)계로 대거 교체해 다음 전당대회와 총선을 대비하려는 게 아니냐는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당협위원장은 매 짝수년 8월 말까지 선출하되 선출 시기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한다'는 당규에 대한 해석도 갈린다. 당초 20일 최고위 의결을 밀어붙였던 장 대표는 이를 근거로 '원칙대로 하자'고 주장한 반면, 정점식 원내대표는 '전례가 없다'며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의원총회에서도 '당 내홍을 키울 수 있다'는 취지의 반대 목소리가 분출했다고 한다. 정 원내대표는 운영위에서 뽑는 기존 방식을 준용하자는 원내 총의를 오는 24일 최고위 회의 때 공유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장 대표가 스스로 고수해온 '당원 중심 정당' 개혁을 포기할지는 미지수다. 취임 1년인 26일 내놓을 쇄신안과 맞물려, 당권을 다지려는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최근 당권파 인사들은 당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려면, '장 대표 연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직·간접적으로 내고 있기도 하다. 장 대표와 가까운 지도부 관계자는 CBS에 "내부 분란만 부추기고, 정작 이재명 정부에 쓴소리 하나 못하는 사람들은 무용지물"이라며 "개혁 완수에 필요하다면, (당원들의) 요구가 자연히 나오지 않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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