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만들었다"…경기교육청 공무원의 'AI 실험'
"자간 맞춘다고 스페이스바만 다다닥, 다들 경험해 봤잖아요." 경기도교육청 소속 조준형(39) 주무관은 최근 한컴 워드프로세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름부터 '쉽다 한글'.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자 직접 만든 것. 조 주무관은 전문 개발자도, 프로그램 전공자도 아니다. 하지만 AI툴 하나만 이용해 쉽다 한글을 제작했다. 스페이스바 연타는 이제 그만 쉽다 한글은 기존 한컴 워드프로세서에 편의성을 더한 프로그램이다. 표 만들기나 공문 목차, 금액 단위 환산 등 자주 쓰는 기능을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가능하게 설계했다. 조 주무관은 문서를 작성할 때마다 겪었던 반복 작업이나 어려움을 없애고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공문을 만들 때도 제목과 부제 위치를 정하는 것부터 글자 크기를 조절하는 것까지 하나하나가 일이었다. 자간을 맞추기 위해 스페이스바를 연타하고 표 하나를 만드는 데 10분씩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쉽다 한글을 통해 평소 한글 워드 사용이 익숙하지 않았던 사용자도 쉽게 문서를 작성할 수 있게 됐다. 특수기호를 찾기 위해 상단 메뉴를 훑는 일도, 항목별로 글자 크기를 조절하는 수고도 이제는 불필요해진 것이다. 조 주무관은 지난 6월 개발에 착수해 한 달 만에 완료하고 이달부터 무료로 프로그램을 배포하고 있다. 개발 소식이 알려지자 조 주무관의 SNS에는 "현직 고등학교 학년 부장인데 감사히 잘 쓰겠다" "혁신이다. 너무 편리할 것 같다"는 반응이 달렸다. 조 주무관은 "기본 문서를 작성할 때도 필요한 기능을 한 번에 찾기가 어렵고 손도 많이 가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런 불편함을 최소화하고자 만들었고, 공무원뿐 아니라 직장인을 포함한 누구든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교육청 어벤져스 모였다…"업무 혁신 이뤄볼 것" 조 주무관이 만든 건 쉽다 한글뿐만이 아니다. 그는 공문서 초안을 한번에 만들어주는 '쉽다 공문', 엑셀(EXCEL) 파일 여러 개를 취합하는 '쉽다 엑셀' 등 실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그는 프로그램 개발자는 아니지만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을 통해 '쉽다 시리즈'를 만들었다. 클로드나 챗GPT 등 AI 툴만으로도 개발이 가능했다. 조 주무관은 최근 자신과 비슷한 뜻을 가진 사람을 모아 'GAI(Gyohaeng AI Innovator)'라는 조직을 꾸렸다.
AI로 업무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교육공무원 모임이다. 위에서 정하는 톱다운 방식이 아닌 현장 업무 경험을 토대로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조 주무관은 모임 구성원과 함께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고 나아가 무료로 배포하는 플랫폼까지 만드는 걸 목표로 한다. 그는 "구성원들 대부분 프로그램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고, 능력이 있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라며 "업무 혁신을 통해 인사이트를 주고, 정보 공유의 장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조 주무관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이유로 행복한 일터를 꼽았다. 그는 "나 혼자만 고생해서 프로그램을 만들면 다른 사람들은 훨씬 수월하게 업무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반복 업무만 줄여도 업무 효율이 올라가고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결국 일터의 행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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