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시절과 다르다" 7년만 복귀 김세진의 '신중한 리더십'
여자 프로배구 신생 구단 SOOP 수퍼스의 초대 사령탑을 맡은 김세진 감독이 2026-2027 새 시즌을 앞두고 현실적인 구상과 함께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SOOP은 전신인 페퍼저축은행의 매각과 인수 작업이 장기화되며 해체설까지 불거지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이후 SOOP이 구단을 공식 인수하며 극적으로 재창단에 성공했으나, 타 구단과 비교해 실질적인 시즌 준비 기간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김세진 감독은 18일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도자 복귀 소감에 대해 "나이가 들었는지 매사에 조심스럽다. 준비가 늦었다는 핑계를 대지 않기 위해 더 신경 써서 준비하고 있다"며 "아직 완벽히 세팅된 상태는 아니라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지난 2019년 OK저축은행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해설위원과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본부장을 거쳐 7년 만에 코트로 돌아온 김 감독은 과거 창단 감독 시절과의 차이점을 짚었다. 김 감독은 "OK 때는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선수를 한 명씩 모아가며 시작했지만, SOOP은 기존 선수들과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 있고 연고지도 그대로 유지돼 오히려 팀을 융화시키는 데 집중하며 편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자부 사령탑 시절과의 차이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이 다르고 조심스럽다. 여자 선수라서가 아니라 내 의도가 왜곡돼 전달될까 봐 말을 아끼고 참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선수단과의 소통 방식에서도 한층 신중한 면모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아직 선수들과 밖에서 따로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한 적은 없다. 따로 부르면 특정 선수만 편애한다는 말이 나올까 봐 조심스럽고, 지금은 내가 스스로 많이 조심하고 있는 단계"라며 "OK 때는 선수들이 내 말이 법인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 팀만의 고유한 문화가 따로 있고 내가 그것을 바꾸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선수단 구성과 관련해서는 끈끈한 조직력을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김 감독은 "트레이드로 합류한 고의정 외에 방출의 아픔을 겪고 들어온 선수들이 많다"며 "각자의 아픔이 코트 위에서 좋은 에너지로 승화된다면 이전보다 훨씬 끈끈한 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뒤늦게 합류한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출발이 늦어 다른 팀들이 먼저 선택한 뒤에 선발하게 됐고, 팬들의 눈높이에 완벽히 차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팀에 온 이상 최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이 추구하는 팀의 핵심 방향성은 체계적인 '시스템 배구'다. 김 감독은 "공만 보고 우르르 몰려다니는 이른바 '동네 배구'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프로다운 짜임새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은 최하위로 평가받더라도 유기적인 수비 움직임과 공격적인 플레이, 기본기를 갖춘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시즌 목표에 대해 김 감독은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도달할 확률이 낮더라도 꿈은 높게 잡아야 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부상자 없이 시스템화된 배구, SOOP만의 확실한 색깔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뚝심 있게 팀을 만들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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